▲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대전 KGC인삼공사프로배구단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흥국생명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
프로배구 인천 남매인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이 프로배구 동일연고지 첫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 남자부 경기서 삼성화재를 접전끝에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제압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고 ‘만년 우승후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마침내 뗐다.

최근 2연패 하면서 우승 기회를 연이어 날린 대한항공은 3번째 도전 만에 승점 2를 추가하며 72점을 마크, 현대캐피탈(승점65점)을 제치고 2010~2011시즌에 이어 6년 만이자 통산 2번째 우승 축포를 쏘아 올렸다.

흥국생명은 앞서 열린 여자부 홈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3-0(25-15 25-13 25-21)으로 완파했다.

흥국생명은 이로써 승점 59(20승9패)를 마크하며 2007~2008시즌 이후 9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2위 화성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과 승점 차가 6으로 벌어지며 역전 우승이 무산됐다.

IBK기업은행은 잔여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19승 11패, 승점 59로 승점은 같아지지만 승수에서 뒤져 흥국생명을 넘어설 수 없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이 활약했던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까지 3차례 정상에 올랐던 배구 명가다.

하지만 김연경을 포함해 주축 선수들이 차례로 팀을 떠난 이후에는 하위권에 머물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흥국생명은 그 속에서도 칼을 갈며 활로를 모색했다.

박미희 감독이 부임한 2014~20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체질개선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로 5년 만에 ‘봄 배구’에 나서며 강팀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저력을 발휘하며 정상 고지에 우뚝 섰다.

박 감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여자 사령탑으로 처음으로 우승을 이끌며 국내 스포츠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겼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연패가 1번밖에 없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새 외국인 선수 타비 러브, 레프트 이재영과 신연경, 센터 김나희와 김수지, 세터 조송화, 리베로 한지현을 주전으로 기용했다.

주전 자리를 꿰찬 한지현을 중심으로 이재영, 신연경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수비 안정을 뒷받침했고, 세터 조송화도 자신감을 얻고 팀의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복덩이’ 러브가 가세한 올 시즌, 흥국생명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키 196㎝인 러브는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큰 키를 앞세워 득점 3위를 달리며 흥국생명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재영과 러브 좌우 쌍포의 화력은 6개 구단 어느 팀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2014년 5월에는 현대건설에서 센터 김수지를 데려와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혀온 높이를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김수지와 김나희의 센터진은 이동공격을 가장 잘하는 듀오로 자리를 잡으며 전력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수지는 또 당일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게 팀 자체적으로 주는‘수지메달’을 만들어 팀에 끈끈함을 불어넣었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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