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날에 직접 기르고 수확해 보관했던 잡곡들을 진열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화군청

인천 유일의 강화 5일장이 수도권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도심의 대형마트처럼 세련된 맛은 없지만, 항상 흥정이 이뤄지고 파는 이의 기분에 따라 덤도 듬뿍 주는 넉넉함과 인심, 활기가 관광객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며 지금은 강화군의 효자관광상품이 됐다.

강화군 버스터미널 바로 옆 풍물시장 공터에서 2,7일마다 열리는 5일장은 대부분의 5일장이 외지인들이 물건을 갖고 들어오는 것에 비해 300여개의 좌판 중 200여개가 강화주민들로, 강화 원주민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

5일장에는 주민들이 직접 기르고 정성스레 보관한 곡식들과 산과 들에서 손수 캔 나물들로 진열된다.

지난해 거둬들였던 잡곡과 무말랭이, 참기름, 들기름, 고추 등 양념거리와 강화특산물은 도시인들의 주요 관심상품이다.

바다바람을 맞고 자란 ‘사자발약쑥’은 한의학에서도 피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고, 통통한 팽이처럼 생긴 보랏빛의 ‘강화순무’는 맛이 달고 소화가 잘되며 암예방에 좋을 뿐 아니라 여성들 피부미용에 뛰어나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야관문, 백수오, 천궁, 당귀, 결명자, 강황, 화분 등의 다양한 약재들과 호박말랭이, 도토리가루, 돼지감자, 흑미, 산마, 고구마묵, 서리태, 수수, 도라지, 고사리, 밤, 대추 등 도시의 대형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재래풍물시장내 300여 점포의 상인들도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눈코뜰새가 없다.

우선 1층에 들어서면 짭조름한 젓갈 냄새가 진동한다.

칠게장, 밴댕이젓갈, 횟감, 막버무려 파는 순무김치 등 각종 식품류 코너마다 손님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2층의 밴댕이회무침과 옛날진빵은 이미 먹거리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바로 옆 인삼센터도 더불이 바빠진다. ‘강화고려인삼’만을 취급하는데 평일에도 서울에서 많은 단골손님들이 찾는다.

강화 5일장은 고려시대부터 이어온 유서 깊은 재래시장으로 전국의 5일장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춰버린 요즘, 서민의 삶이 살아 숨쉬고 있는 현장으로 보존 가치가 높다.

군 관계자는 “강화는 역사·문화의 고장으로 단군의 세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산성안에 자리잡은 전등사, 외포리 보문사 등 역사유적이 즐비하다”며 “5일장 구경 후 시간이 허락한다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방을 골라 하룻밤 묶고 이 모두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ameego@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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