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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완 중앙대 교수 "수정법 궁극적 폐기 필요… 인구 과밀지역만 규제 타겟 삼아야"

수정법 족쇄 35년 - 수도권 비수도권 이분법 탈출

황영민 dkdna86@daum.net 2017년 03월 20일 월요일
“국내 경제가 개방형으로 전환되며 수도권 규제는 수도권의 이익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제로섬이 아닌, 국가 경쟁력을 저하하는 네거티브섬으로 전락했다.”

수도권 규제 분야의 권위자인 중앙대 허재완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수도권 지역민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수도권’이라는 용어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도시의 등급을 나눠 선택적 지원이 이뤄지는 정교한 지역정책이 실현돼야 한다는 뜻이다.

―1980년대 시행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이제는 낡은 규제라는 학계의 목소리가 있다.

“대도시에 입지 규제를 하는 경우는 간혹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피스 규제가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이는 인구 집중을 막기 위한 규제가 아닌, 대도시의 일조권과 경관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다. 전세계적으로 인구집중을 막기 위해 공장 설립을 막는 곳은 한국 밖에 없다. 수도권 규제를 시행했었던 일본은 대학만 규제하고, 공장 입지는 허가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공장도 규제하지만, 인구집중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닌 건축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정책이다. 한국의 수도권정비계획법이 만들어진 1980년대는 수도권 규제의 필요성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은 자고 일어나면 공장이 만들어질 정도였고, 제조업 기반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너무 갑자기 인구가 증가하면 사회기반시설이 빨리 공급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공급 페이스와 인구 증가를 맞추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규제가 필요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도가 아닌 만성적인 저성장, 때로는 역성장이 우려되는 시기라 환경이 달라졌다.

또 그 당시에는 공장입지의 규제는 제로섬 게임이었다. 수도권에 못 세우게 하면 비수도권에 세우니까 나라 전체의 손실은 없었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개방형 경제로 들어서면서 기업 입지에 대한 규제가 네거티브섬 게임, 마이너스 게임이 됐다. 수도권에 산업입지를 제한하면 비수도권이 아닌 해외로 가기 때문에 나라 전체의 손실이 발생했다.”

―만약 수정법을 완화하거나, 철폐하게 된다면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도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도권 지역에 인센티브를 준게 결국 균형개발정책에 의한 혁신도시다. 중앙부처의 지방 이전이 세종시라면, 열개 산하기관이 이전한 혁신도시가 사실은 인센티브다. 지역간 갈등을 완화할 첫 출발은 수도권이라는 용어를 정책용어로 안 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선진국 중에 수도권이라는 용어를 쓰는 데가 일본과 한국 밖에 없다. 중국도 안 쓴다. 수도권이라는 말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수도권지역은 중심이고 핵심이지만, 그외 나머지 지역은 자연스럽게 변방이고 들러리로 표현된다. 지역간 차별성,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심각한 요소가 있다.

두 번째는 상생발전기금이 있다. 광역지자체가 적립한 기금을 비수도권 중 낙후지역 개발사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기업이 수도권에 입지할 경우 생길 수 있는 개발이익의 일부를 상생발전기금에 더 집어넣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재정력의 형평성을 공유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수도권의 인구 전입보다 전출이 많다는 걸 국민들에게 홍보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반대이기 때문이다. 또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규제를 지속해야 한다는 이분법적사고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또 한가지 더 비수도권 지역의 문제가 되는게, 일반적으로 수도권은 부유하고 비수도권은 빈곤하다는 관점이 있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너무나 이질적인 지역의 연합체다. 우리나라 주민소득을 살펴보면 대표적 공업지역인 울산, 창원, 구미 등이 수도권보다 더 높다. 굳이 지역의 이런 도시들까지 단순히 비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수도권의 개발이익을 줄 필요는 없고, 비수도권 중 도와야 할 지역들을 명확히 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균형발전은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세밀하고 정교한 도시의 분류에서 시작될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나눠서 연천은 곡성 정도의 지원을, 해운대는 서울이나 수원정도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양분만해서는 수정법이 궁극적인 목적인 균형발전을 실현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지역정책은 어떻게 가야한다고 보는가.

“수정법을 폐기해야 하느냐 마느냐가 관건이다. 궁극적으로는 폐기해야 하지만 비수도권은 폐기하면 균형발전정책의 포기라고 본다. 그만큼 수정법이 지니는 상징성이 강해서다. 그래서 단계별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안에도 이미 들어온 인구로 과밀된 지역이 있다. 과밀억제권역은 정말 밀도가 높다. 이런 과밀억제권역만 사실 수도권 규제의 타겟이 돼야 한다. 반면 경기 동부나 북부 안보지역 등은 제외시키는, 수도권 규제의 공간적 범역을 현실화시켜야 한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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