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다리를 하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할 때, 잘되던 양반다리가 어려워지고 사타구니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avascular necrosis of the femoral head)를 의심해 볼만하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중장년층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대표 고관절 질환이다. 우리 몸의 허벅지뼈 윗부분은 골반뼈와 엉덩이 관절로 이루고 있는데, 여기서 골반뼈와 허벅지뼈에 연결되는 부분을 대퇴골두라 한다. 이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뼈 조직이 괴사해 뼈가 함몰되는데, 이때 일어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괴사가 일어나도 특별한 증상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시간이 지나 괴사부위가 무너져 내리면 고관절 손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다가 점차 걷거나 활동할 때 심해져 절뚝거리게 되고, 대퇴골두의 함몰이 심해지면 다리의 길이에 변형이 올 수도 있어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치료방법은 괴사 정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운 좋게 초기에 진단될 경우 보존적 치료(주사, 약물, 물리치료)나 환자의 고관절을 보존하는 중심부 감압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

중심부 감압술은 함몰된 대퇴골두 윗부분을 드릴을 이용해 구멍을 뚫어 뼈의 압력을 줄이고, 새로운 혈관을 생성시켜 고관절에 원활한 혈액순환과 영양공급을 도와 더 이상 괴사를 막아주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도 호전이 되지 않는다거나 이미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면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적용할 수 있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말한다. 대퇴골두의 머리부분을 제거하고 그 모양과 비슷한 인공골두를 대퇴부에 삽입한 후, 골반뼈에서 관절면을 이루고 있는 고관절을 다듬어 인공적인 고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와 스테로이드의 과다 사용, 대퇴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등의 외상을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관절은 인체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질환이 발생하더라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평소 고관절 건강에 관심을 갖고 고관절 괴사의 위험 요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예방을 위해서는 지나친 음주와 스테로이드제 사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애주가라면, 과음하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혈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평소에 엉덩이 쪽이나 허벅지 안쪽에서 통증과 같은 작은 고관절 통증을 간과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 진행을 예방해야 한다.

도움말 = 윤성환 이춘택병원 정형 9과 병원장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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