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

세상으로 나갈 때
네 몸 중심에 굵은 대못 하나 박아 넣어라
지구 위를 걸을 때는
지구본처럼 둥글게 낮아져야 한다
스스로 자전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채찍을 두려워 마라 얼음 박힌 세상에서 쓰러지지 않고 빙글빙글 돌게 하는 힘이니라
채찍을 맞아 시퍼렇게 멍든 피멍이 가실 때쯤 
너도
도는 데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
얼음판, 손바닥, 돌계단, 대청마루 나이테 위에서도 직립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땐
너 스스로
너에게 채찍질하며
쓰러지지 말고 살 거라



김세홍
전남 광양 출생. 한국문인협회, 시와 늪 문인협회 정회원. 시와 늪 작가상 수상. 현재 1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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