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마트에서 일부 30개들이 계란 한 판이 1 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계란 수요가 늘고 산란계가 부족해지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일부 소매점에서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이 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
수요 증가와 산란계(알 낳는 닭) 공급 부족 현상 심화로 계란값이 다시 치솟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던 계란 평균 소매가(특란 30알기준)는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이날은 7천716원까지 뛰었다.

이는 한 달 전 가격 7천311원보다 400원 이상 오른 가격이며, 1년 전 가격인 5천350원보다도 2천300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소규모 슈퍼마켓 등 일선 소매점에서 파는 계란 한 판 가격은 다시 1만 원을 넘기도 했다.

계란 산지가도 2월 초 개당 159원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186원으로 올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창 확산하던 지난해 12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계란값 상승세는 부활절과 초중고 소풍 시즌 등으로 수요가 증가한 데다 미국과 스페인에서 AI가 발생하면서 산란계와 종계 주 수입국의 수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또 국내 전체 산란계의 36%에 해당하는 2천518만 마리가 AI로 살처분된 상황에서 일선 농가는 살아남은 산란계를 활용해 계란을 생산하고 있지만 노계 비율 증가에 따라 산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도 컸다.

계란 유통업체 관계자는 “산란계는 보통 80주까지는 연간 약 250~300개의 알을 낳는데, 80주가 넘으면 연간 150개 안팎으로 산란율이 뚝 떨어진다”며 “그런데 지금은 산란계가 부족하다 보니 100주까지도 알을 낳게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수도권 지역의 일부 대형 계란 집하장에 보관 중인 재고 물량이 평소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수급이 불안해진 상황이다.

산란계가 귀해지다보니 평소 마리당 500~800원선에 거래되던 종계 병아리 가격도 지금은 2천 원 안팎까지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AI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미국과 스페인 등지의 AI 발생으로 산란계와 종계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계란 수급불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계란값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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