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들이야 손 사레를 치고 있지만 대선에 관한 연대 가능성이 속속 들리고 있다. 그야말로 코앞에 닥친 대선 기일 안에 가능한 연대지만 정작 본인들은 철저히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여겨졌던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혹은 반문재인 선거연대는 처음부터 없던 말은 아니었다. 초반부터 거의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맞서는 일이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합종연횡을 꾀하자는 논의는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에대한 뿌리는 바른정당으로 지지부진한 지지율이 그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두 차례의 대선후보 초청 TV토론 이후 심상정 후보와 함께 적지 않은 공감을 얻었음에도 유승민 후보는 몇몇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나오는 얘기들이다. 그러자 조심스럽게 당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대안 모색에 대한 목소리가 하나 둘씩 나오고 있는 판이다. 구체적으로 얼마 전 33명의 소속의원 가운데 약 절반에 해당하는 16명이 어제 오후 의원총회를 개최하자는 요구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물론 어제는 중앙선관위 주최 TV토론이 예정되어 있어 주초나 빠르면 오늘 의총 개최도 검토 중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직접 듣는 유 후보로 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겠지만 유 후보에 가까운 사람들이 홍. 안 후보와의 단일화 또는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조만간 불협화음도 생길 것이란 판단이다.

그렇지 않아도 몇몇 의원들은 유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 논의 동참을 촉구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두 후보는 아랑곳 하지 않았고 지금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알려지기로도 유 후보는 홍 후보는 물론 안 후보와도 사실상 단일화 가능성에 문을 닫았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중반전을 넘어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 문을 닫고 있던 진영이 열릴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바른정당 안 후보는 이런 연대론에 자칫 휘둘리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기존 지지층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여기에 홍 후보는 유 후보와의 단일화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유승민 바른정당에 대한 고사 전략까지 써가면서 바짝 조이는 상황이다.

두고 볼일이지만 상대당에 대한 후보 흔들기는 계속될 모양새다. 어찌됐건 이러한 연대 논쟁은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오는 30일이 중대 분수령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그 만큼 시간이 없어서다. 이러한 사퇴가 물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 해도 서로의 입장차만 좁혀지면 불가능할 것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과거의 예를 봐도 선거날이 임박할수록 그래왔다. 일단 반문 진영의 중심에 있는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관건이다. 한 때 역전하기도 했지만 눈에 띄게 좁혀지지 않아서다. 당의 원로들이나 실세 의원들에 의한 조정 가능성도 있다. 누구하고 짝짓기가 되건 분명한 것은 이들 연대가 과연 대세에 있는 문 후보를 한번이라도 넘어설 수 있는지가 이번 장미대선의 관건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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