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스 배출 '세정탑' 설계오류… 기준치 11배 초과 배출 드러나


한국나노기술원의 연구·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독성물질이 연구소 내·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독성물질은 세정탑을 통해 배출되는 폐가스에서 측정된 것인데, 전문가들은 해당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경기도와 나노기술원 등에 따르면 나노기술원에서 반도체와 나노소자 관련 연구와 공정을 진행하게 되면 폐가스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나노기술원은 스크러버라는 배기시설을 통해 염소와 중금속 등이 포함된 폐가스를 정화토록 한 뒤 세정탑으로 배출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정탑 내 설치된 충진물이 폐가스를 다시 한번 정화한다.

그러나, 해당 세정탑이 배출시킬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양의 폐가스가 연구소에서 발생하면서 정화 기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해당 세정탑 건립 때부터 연구소에서 발생하는 폐가스 양을 모두 배출할 수 없게 설계·설치된 것이 원인이다.

나노기술원 한 관계자는 “세정탑에서 폐가스를 모두 배출하지 못하니깐 일부 폐가스가 연구소 내부로 역류하게 됐었다”며 “결국 임의로 세정탑 내 설치된 충진물을 제거해 출력량을 높이는 악수를 둘 수 밖에 없고, 폐가스는 정화되지 못한채 배출돼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 감사를 통해 적발된 사안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정탑에서 배출되는 폐가스에서 허용농도기준치를 초과한 염소 등이 검출되기도 했다.

실제, 지난 2015년 3월 해당 세정탑 배출구 가스농도 측정결과, 폐가스에서 5.5ppm의 염소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대기환경보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염소 허용농도 0.4ppm을 11배 초과한 수치다.

더욱이 지난 1월에는 염소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연구소 내에서 나자, 연구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동요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물질이 포함된 폐가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김순태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관련 시설은 이런 독성물질이 발생하면 인체에 치명적일수 있기 때문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며 “그러나 연구시설의 경우 단속 대상이 아니다보니 도의적인 차원에서 관리를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노기술원 관계자는 “독성물질이 유출된다는 보고는 받은 적 없다”며 “현재 염소도 0ppm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백창현기자

영상 = 류준


▲ 사진=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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