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는 아무 말 없더니…

감사원이 수원시에 대한 유례 없는 ‘재탕’ 감사를 진행하고 나서 논란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수원시가 추진 중인 영흥공원 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문제점을 발견해 놓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더니, 1년 뒤 같은 문제에 대해 또 다시 감사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14일 감사원과 수원시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감사원 직원 2명을 수원시에 파견해, 두 달여 가까운 장기간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원이 중점적으로 감사하고 있는 내용은 수원시가 민간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흥공원 개발 사업이다.

해당 개발 사업은 지난해 4월 경쟁공모 방식을 통해 사업대상자로 선정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이 지난해 해당 사업에 대한 감사를 통해 발견했던 문제를 올해 또 다시 재탕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영흥공원 민간개발 사업대상자로 선정된 뒤, 경쟁 기업이었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사업자 선정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로 해당 사업에 대한 감사를 착수한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2주간에 걸쳐 감사를 진행해, 대우건설의 사업 보고서 일부에서 회사 직인이 찍혀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현대건설의 사업 보고서에서도 같은 문제점을 확인하고, 경쟁공모 과정에서 시가 특정 회사를 인지하고 사업자를 선정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문제로 지적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후 해당 사안에 대해 별도로 징계를 요구하지 않았고, 시는 공문을 통해 사업자 선정 공고 취소와 관련한 문의에도 나섰지만, 감사원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이에 시는 해당 사안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을 계속해 진행해오다 이번 감사를 받게 됐다.

감사원은 현재 진행중인 감사를 통해 지난해와 다르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련 공무원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답변서를 모두 받은 상태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지난해 해당 문제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서, 또 다시 재탕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두 달여 가까운 장기간 동안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한번 확인해 문제제기 않았던 것을 또 다시 감사한 것 역시 처음 본다”며 “감사원이 정말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작년에 확인됐을 때 지적 했어야지, 이제와서 이러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감사와 관련해 아무런 답변도 해줄 수 없다”고 했고, 시 관계자는 “현재 감사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중인 사안으로 이야기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bch@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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