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6%.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 중 비정규직의 비율이다.

인천공항은 공기업 가운데 비정규직비중이 가장 높다. 인천공항 직원 8천97명 중 6천932명이 비정규직인 상황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 비정규직 악용과 차별의 상징 같은 존재다.

이들이 지난 26일, 첫 만남을 가졌다. 올해 첫 만남이 아닌 2001년 개항 이래 첫 만남이다.

2008년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이후 수 없이 차별 반대와 고용보장을 위해 사장 면담을 요구했던 노조가 10년 만에 드디어 처음으로 사장과 만남을 가진 것이다.

그동안 인천공항공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노사 관계가 아니다’는 이유로 대화 자체를 거부해 왔다.

그랬던 공사가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 이후 정규직화 방안 논의를 위해 ‘노사관계가 아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만남을 진행했다.

아직은 서로의 의견을 듣는 자리인 탓에 결과물은 아직 없지만, 일단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대한 두 주체가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분명 큰 성과다.

물론 정규직 전환방식과 전환 후 고용형태와 처우조건의 문제에 대한 합의는 분명 쉽지 않다.

공사가 생각하는 정규직 방안과 노조가 요구하는 방안의 간격이 의외로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비용보다 편익이 높다는 것이 여러 연구 결과로 이미 규명돼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는 인천공항이 간접고용 업체에 지불하는 불필요한 관리비용과 중간 이윤 등도 절약할 수 있다. 비정규직 고용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비용도 아낄 수 있고, 불필요한 용역관리 업무가 없어져 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

정규직 전환이 무기계약제 전환처럼 노동조건 개선 없이 고용유지에 도움이 되는 정도로 그쳐서는 안된다. 또 다른 차별을 만들지 않기 위해 무늬만 정규직이 아닌 제대로 된 정규직이 될 수 있길 바란다.

김상우 인천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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