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회와 추경예산 삭감을 놓고 힘겨루기(중부일보 5월 2일자 18면 보도)를 하고 있는 시흥시가 최근 예산 삭감으로 인한 시책 추진의 어려움을 시정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나서면서 집행부와 의회 간 대치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시가 최근 홈페이지, 시흥방송, ‘뷰티풀시흥’ 등 시정 매체를 통해 동영상과 안내장 형식의 문서까지 배포하자 시의회는 고유권한인 예산심의권을 침해하는 ‘의원 압박용’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4일 시흥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6일자로 시청 홈페이지 소통코끼리 코너, 페이스북, 뷰티플 시흥을 비롯 시정 매체를 통해 ‘시흥시 예산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란 문구의 홍보물을 시민들을 대상으로 배포 및 홍보하고 있다.

홍보물에는 추경예산 48% 삭감에 따른 문제점들과 시민 불편사항, 사업 추진의 어려움, 국·도비 반납 사태를 우려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시는 또 29일자 내부통신망을 통해 “시민들과 관련 단체들이 예산편성 상황을 올바로 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명하라”고 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는 예산 관련, 1분 6초짜리 동영상까지 제작해 시 매체인 ‘시흥방송’을 통해 인터넷 등에 노출하고 있다.

동영상 내용만 보면 시의회의 예산삭감이 다소 과장된 모습으로 드러나 있어 마치 시의회가 ‘예산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 내용이라고 시의원들은 지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이 시의 이같은 행태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정례회에서 추경예산 통과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홍원상 의원은 “시가 시의회의 예산편성권까지 무력화 시키려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의회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장재철 예결위원장은 “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도발행위로, 조직적으로 홍보물이 배포된 정황이 있어 선거법 위반 여부까지 살펴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인건비나 기본경비 등 시민과 밀접한 예산을 집행하지 못해 시민들 안내 차원의 홍보물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형수기자/vodo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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