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시민 요구에 시설 고급화

시흥시가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한 월곶에코피아 공공하수처리시설 상층부 주민편의체육시설 건설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사업비 집행과정에서 시 집행부는 의회와 사전 협의 없이 사업을 진행한 후 최근 일반회계 전환을 통한 사업비 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절차를 무시한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일 시흥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당초 월곶에코피아 상층부에 워터파크 등 주민편의체육시설 건립비로 설계비 포함 63억여 원을 책정, 공사를 진행했다.

시는 이후 공사과정에서 시설 고급화를 요구하는 시민 의견 반영을 명목으로 설계 변경 등을 통해 사업비가 51억여 원이 늘어나 총사업비가 114억 원으로 증가했다.

당초 워터파크, 주민휴게시설, 오토캠핑장, 야구장 등을 건립하기로 설계됐으나 이후 워터파크 관리동 신설, 워터파크 휴게시설 변경, 워터파크 바데풀 추가, 사계절 썰매장 추가, 성인용 수영장 신설, 산책로 신설, 풋살장 신설, 족구장 신설, 농구장 신설, 야구장 규모 확장, 야구장 조명탑 추가, 잔디생육장, 체육 조명시설 설치 등을 추가로 확대했다.

사업비가 공사 진행 과정에서 두 배 가량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시가 추가 사업비 소요 예산을 하수도 특별회계 예산으로 선 집행하고 추가 사업비 51억여 원을 일반회계를 통해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시가 의회보고 등 사전 협의를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하고 나서면서 뒤늦게 예산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이복희 의원은 “당초 민간사업자가 제안했던 주민편의시설은 최소한의 시설로 이렇게 돈이 들어가는 규모가 아니었다”며 “아무리 주민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하지만 설계변경을 통해 당초 사업비보다 두 배 이상 예산을 들여 접근성도 떨어지는 곳에 시설을 만들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의회 손옥순 자치행정위원장도 “월곶에코피아 체육시설에 추가 소요되는 60여억 원의 재원마련 대책은 준비가 된 것이냐”며 “의회에 별도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사업비가 늘어 났다”며 “총사업비 1천758억 원 범위 안에서 사업비를 충당했고, 하수도요금 현실화율이 100% 미만인 상황이어서 일반회계 보전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김형수기자/vodo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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