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5개월 보도블록 보수 분주·지하주차장은 천장누수
3일 찾은 이 아파트는 단지 내 곳곳에 세워진 안전펜스와 공사 자재들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어 공사판을 방불케 했다.
주차장을 내려가보면 사정은 더 심각했다.
단지 내 모든 동이 지하로 이어진 아파트 지하주차장 곳곳에는 주차를 통제하는 테이프가 설치돼 있었다.
천장 누수현상에 대한 보수공사가 미처 끝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막아 놓은 것이다.
481동 입구 쪽에 위치한 C27 주차구역은 물이 새는 부분을 에폭시로 막아놨지만 다시 물이 새 바닥이 흥건한 상태였다.
491동 앞 D20~24 구역까지 15면의 주차공간에도 주차 통제선과 함께 비계(飛階·높은 곳에서 작업 시 사용하는 임시가설물)가 설치돼 있어 아직 보수공사가 한창인 것을 짐작케 했다.
누수가 심각한 구역 인근에 위치한 동 입구에는 제습기가 설치돼 실내로 습기가 유입되는 것을 간신히 막고 있었다.
사용승인을 받은지 5개월이 지난 아파트의 풍경이다. 일반적으로 사용승인 후 2개월 정도 집중 하자보수가 이뤄지는 것에 비해 부영아파트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문제는 부영건설의 늑장대처라는 것이 경기도와 화성시 그리고 입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의 1차 골조 품질검수에서 81건, 지난 2월 14일 사용검사 전 품질검수에서 130건 등 총 201건의 하자 지적사항이 적발됐다.
또 지난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입주자 사전방문에서도 바닥 균열 및 누수, 문 뒤틀림 현상 등이 발견돼 입주민들의 우려를 샀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부영건설은 별다른 조치 없이 화성시로부터 지난 3월 6일 사용검사를 승인 받고 입주를 시작했다.
이후 고쳐지지 않는 하자로 입주민들로부터 집단민원이 발생했고 동탄2신도시 A23블럭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의혹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2월 14일 2차 품질검수를 시작으로 5월 31일과 7월 18일, 8월 1일까지 4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했고, “부실시공을 뿌리뽑겠다”고 천명했다.
채인석 화성시장도 오는 7일부터 현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시정업무를 볼 계획이다.
이날 확인된 분주한 하자보수 현장은 경기도와 화성시의 이같은 특단의 조치가 이뤄진 뒤 진행된 상황이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입주민 한모(53)씨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우리 아파트가 하자투성이라고 소문이 다 난 상태에서 이제와 보수를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면서 “대기업이 짓는 아파트라 믿고 입주했는데 이렇게 부실하게 지어졌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동탄2신도시 에듀밸리 사랑으로 부영아파트는 18개동 1천316세대 중 86%에 달하는 1천135가구가 입주를 마친 상태다.
한편, 현장에 파견된 부영건설 관계자에게는 연락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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