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해마다 전통시장에 대한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름철 폭염 대비에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냉방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시민들의 발길은 줄고, 야채와 과일 등은 쉽게 시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1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매년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을 바탕으로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시는 시장 주차시설, 특성화 사업 등에 쓰일 248억원의 예산(국비, 시비, 구비, 시장 자부담)을 확보했다.

그러나 무더위에 취약한 전통시장 내 냉방 시스템 설치 계획은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장 내 햇볕을 막아줄 시설물은 천장에 설치된 아치형 아케이드가 유일하며, 지역 내 60곳 전통시장 중 29곳에 설치돼 있다.

아케이드는 눈, 비, 햇볕 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시장 내부로 들어온 열기를 밖으로 빼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한 시장 상인은 “더운 공기가 안에서만 머무르니까 너무 더웠다”고 토로했다.

지역 전통시장이 폭염에 고통 받고 있지만 이를 대비할 시스템을 갖춘 곳은 용현시장 단 한곳에 불과하다.

용현시장 상인들이 직접 비용을 마련해 2억 2천만 원을 모아 지난 2015년 아케이드 천장에 ‘영무시스템(수증기 분사)’을 설치하고 , 올해 초 통풍기를 32대를 추가로 설치 했다.

그 결과 시장 내 체감온도가 바깥보다 5도 이상 떨어져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악취 대신 야채 등의 신선도가 오래 유지돼 상인과 고객들의 만족도가 크다는 게 시장 상인회의 설명이다.

정태식 용현시장 상인회 부회장은 “아케이드만 설치 됐을 때는 바깥보다 더 더워 시민들이 시장 안을 피해 다녔지만, 지금은 과거 여름철보다 10~20% 늘었다”며 “비용 문제도 있어 시에서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시설현대화사업이란 부분에 냉방 시스템 사업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시장을 오게 하기 위해선 계절에 맞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전통시장 내 폭염 대비 시스템이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장의 천장을 덮어주는 아케이드 설치 등 시장 내 환경 개선에 집중해 왔으나 내년부터는 영무시스템, 통풍기 등 여름철 더위에 대비할 수 있는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현대화 사업 필수조건에 포함시켜 예산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건웅 기자/kgu@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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