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

고춧가루 이불삼아
얌전히 눕는다
파 마늘 양파 깨소금이
이불 위 문양으로 덮인다
우유빛깔 굴과 함께 
고운 접시 위에 올라앉는다
젓가락질 다툼에
이내눈 깜짝할 새 사라진다
젓가락질 한 번에 번지는
흐뭇한 미소
쉴 새 없이 감탄사가 터진다



김수영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동인지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달리는 미술관’ ‘무너지는 흙담너머’ ‘가슴에 이는 파도’ 등. 현재 수원문학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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