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율주행·SK 카셰어링·LG 부품사업 등 확장 경쟁
"전자업계 사실상 포화…車시장 미래성장 가능성 충분"

 최근 현대차그룹이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면서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다른 주요 재벌그룹은 오히려 자동차 관련 사업에 '눈독'을 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은 전장(전자장비) 부품 등 주변 사업에 대한 투자 수준이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완성차 경쟁 등으로 전선이 넓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SK그룹, LG그룹 등은 최근 앞다퉈 자율주행차나 전기차를 포함한 차세대 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이어가는 추세다.

 올 초 세계적 자동차 전장업체인 미국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국내에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가받은 데 이어 지난달 미국에서도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승인받으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또 삼성SDI는 내년 상반기 헝가리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도 꾸준히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는 2015년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쏘카(SOCAR)에 지분 투자한 데 이어 지난 7일 미국의 개인 간(P2P) 카셰어링 1위 업체인 투로(TURO)에도 지분 투자했다.

 또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 'T맵X누구'를 선보였고,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미시간주(州)에 285억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팩과 모터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고, ㈜LG와 공동으로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 인수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는 차량용 내외장재,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모듈 등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재벌그룹 계열사들이 경쟁적으로 자동차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성장 가능성과 함께 사업 연관성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전기·전자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전기차는 배터리가 핵심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재벌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이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최고조'에 올라있는 휴대전화나 반도체 등과는 달리 자동차 전장 시장은 향후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실적 부진은 사업적인 요인보다는 주로 중국과의 외교 갈등, 통상임금 문제 등에 따른 것"이라면서 "자동차는 부품의 종류가 많아 연관 산업 분야가 넓은데다 새로운 개념이 속속 등장하면서 미래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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