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3천여그루 은행열매에 매년 냄새탓 시민불편 심각
열매 수거·수종갱신 등 대안 "인력·예산 부족 비현실적"

19일 오전 11시 수원 권선구 권선동 1123번지에 위치한 가구거리.

이곳은 대부분의 가로수가 은행나무로 돼 있어 매년 은행나무 열매 악취로 민원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이날도 노란색 은행나무 열매가 바닥에 떨어져 악취를 뿜고 있었고 인도 위에 떨어진 열매를 피해가는 사람이 보이기도 했다.

열매의 악취가 심하다보니 상인들은 창문조차 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상인 김모(44)씨는 “매년 은행 냄새때문에 겪는 애로사항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열매를 수거하기도 어렵다. 국가 자원이라며 수거를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팔달구 인계동 대로 거리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이곳은 수원내에서도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히고 있는 곳이지만 은행나무 열매에 대한 관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택시 운전수 백모(60)씨는 “이 부근에 올때면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져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며 “열매때문에 바퀴가 미끄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매년 가을만 되면 코를 찌르는 악취 등으로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나무 가로수가 올해도 똑같은 민원에 시달릴 전망이다.

수원시에는 총 1만2천476여그루의 은행나무가 식재돼 있다.

이중 3천600주여그루가 열매가 맺히는 암나무인 탓에 매년 가을철이면 낙과한 은행으로 인한 악취가 상당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시는 관련 민원 해결에 4천만원의 예산을 세우고 있지만 민원해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 나오고있다.

낙과를 유도해 열매를 수거하는데만 한 그루당 5만원의 인건비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재 전문가들은 가로수 종류를 바꾸는 ‘수종갱신’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식재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가로수를 은행나무로 채운것은 일제시대 당시 잔재”라며 “유럽에서는 은행나무를 쓰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수종갱신을 계획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한 그루당 100~200만원의 고가의 비용이 들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민원이라는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인원 및 예산문제로 완전히 해결하기는 요원하다”며 “이런 전국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민원을 지자체 만의 몫으로 둘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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