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업체, 입찰때 경쟁사에 15억7천만원에 재하도급
업계 '입찰 나눠먹기' 지적
이번에는 ‘입찰 나눠먹기’에 대한 의혹이다.
20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동탄호수공원내 루나분수 설치공사는 시공사인 화성산업이 지난해 실시한 경쟁입찰결과 A업체가 선정했다.
총 5개 업체가 참가한 당시 입찰에서 A업체는 예정가격 65억650만 원의 88.76%인 57억7천500만 원을 써내 경쟁사들을 제치고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업체는 경기도가 경기도시공사를 상대로 실시한 특별감사에서 루나분수 설치공사를 다른 4개 업체에게 재하도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도는 도시공사에게 A업체를 지방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제1항 규정에 따라 부정당업자로 지정할 것을 주문했다.
불법재하도급 사유로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게되면 5개월 이상 7개월 미만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재하도급 받은 네 업체 중 한 곳이 A업체와 루나분수 설치공사 수주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업체인 것으로 드러나서다.
중부일보가 단독입수한 화성산업의 루나분수 설치공사 입찰업체내역에서는 공사를 수주한 A업체 외에도 재하도급을 받은 4개 업체 중 하나인 B업체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A업체는 30억800만 원 상당의 하도급액을 쪼개 4개 업체에 재하도급하는 과정에서 B업체에게는 절반이 넘는 15억7천300만 원 상당의 공사를 맡겼다.
조경시설물설치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B업체는 루나분수 설치공사 과정에서 수경설비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업체는 루나분수 설치공사 입찰일인 2016년 10월 27일로부터 보름 전인 같은달 13일 조경시설물설치공사 면허를 취득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조경시설물설치업 등록 전까지 A업체는 디자인전문업체로 활동해왔지만, 면허 취득 후 바로 57억7천500만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반면 B업체의 경우 2003년부터 전국 각지에서 음악분수 등 조경시설물 설치공사를 해온 베테랑 업체다.
입찰 경쟁업체에게 불법으로 재하도급을 준 일련의 과정에 대해 건설업계 일각에서 ‘입찰 나눠먹기’를 제기하는 이유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칙상 재하도급은 금지돼 있긴 하지만, 업계 관례상으로는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입찰에 함께 참여했던 업체에게 재하도급 금액의 절반을 다시 맡긴다는 것은 미심쩍인 일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부일보는 A업체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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