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선선함이 어느덧 가을이 왔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매일 빼곡한 일정에도 틈틈이 구청 집무실 창밖의 일상을 바라보며 잠깐의 여유를 가질 때가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가을 하늘과 초록색 잔디로 채워진 광장을 보고 있으면 묘한 대비를 이루며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이렇듯 자연이 보여주는 초록 풍경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도심 속 일상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시간을 내서 자연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아직 인간의 본능 속에 남아있는 듯하다.

구청 앞 한마음광장이 기존의 상징광장에서 지금처럼 바뀐 것도 불과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상징광장은 개청 이후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구청을 방문하는 주민들의 단순한 보행통로써만 이용돼 왔다.

‘도시 속의 개방된 장소로서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라는 광장의 역할을 못 해온 것이다.

그렇게 제 기능을 못하는 낡은 광장을 개보수하기로 했을 때, 필자는 말 그대로 열린 소통의 공간으로 주민들에게 되돌려 드리기로 마음먹었다.

회색빛 일색이던 광장을 잔디와 녹지로 이뤄진 녹색 광장으로 바꾸고, 파고라와 그네의자 등 쉼터와 소규모 야외무대를 설치해 주민들이 휴식과 문화적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광장 한편에는 구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구정에 반영하기 위한 상징물로 ‘연수신문고’를 설치해 열린 광장으로서 소통의 창구로 거듭 태어났다.

특히, ‘연수신문고’는 공무원들의 노력의 성과인 2017년 군·구 행정실적 종합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받은 특별조정교부금으로 만들어져 그 의미가 더욱 뜻 깊다.

여기에 더 나아가 미디어파사드와 야간경관조명을 더해 한마음광장이 연수구의 대표적인 명소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에 앞서 구 의회에서는 전시행정이며 불필요한 사업이란 논리를 앞세워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다행히 필자가 직접 나서 인천시와 협의해 사업비 전액을 특별교부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

늦어도 10월말에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한마음광장을 주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회색빛 도시에 사람의 감성을 더하는 것이다.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는 사람의 마음을 각박하게 한다.

도시에는 감성이 필요하다. 연수구가 세계 일류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 냄새가 나는 감성을 더해야 한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세계 유수의 도시를 방문하는 것도 그러한 감성을 느끼고 싶어서라고 생각한다.

연수구가 추진하고 있는 승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도 도시에 감성을 더하는 대표적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이야말로 최고 감성이다.

이와 함께 현재 건립되고 있는 선학공원 도서관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의 밋밋한 디자인을 벗어나 도서관에 유성이 떨어진 것 같은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도서관이 곧 개관할 예정이다.

이런 것들이 연수구를 특별하고 사람을 불러들이는 도시로 만들어 줄 것이다.

현대인들은 감정에 메말라 있다. 효율성과 생산성만 좇아온 결과다.

의회의 예산 삭감도 이런 생각들의 연장선이다.

사람들에게 감동과 휴식을 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

결국 그동안 우리가 외면해왔던 덜 효율적이고, 덜 생산적인 것들이 우리에게 감동과 휴식을 줄 것이다.

야간경관조명과 미디어파사드로 한층 분위기 있는 한마음광장 잔디 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누구든 찾아와서 소풍을 즐기는 흐뭇한 모습들을 상상해 본다.

곧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구청 집무실 밖의 한마음광장 풍경을 바라보며, 어느 때보다도 긴 연휴를 맞아 구민들 모두가 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기원해 본다.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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