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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장애인에게도 교육은 미래입니다" 윤현희 화성 동탄고 특수교육 교사

김동성 estar1489@joongboo.com 2017년 10월 11일 수요일

헌법 31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돼 있다. 

헌법에서도 분명히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를 하고 있음에도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서울 강동구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장애 아이를 가진 학부모들과 일부 지역 주민 간의 갈등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급기야 학부모들은 무릎을 꿇으며 “모욕을 주셔도 괜찮습니다. 지나가다가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호소하는 등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절실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어느새 장애 아이들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교는 ‘혐오시설’로까지 전락해 버렸다. 때문에 서울에서 나타난 님비현상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장애 학생과 비장애학생의 교육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교육은 대한민국의 미래다.이에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수학교를 둘러싼 불편한 시선이 바뀔 수는 없을까? 윤현희(39) 화성 동탄고등학교 특수교육 교사를 만나 특수학교의 중요성과 장애학생의 현실,방안까지 들어봤다.

-현재 지체장애를 갖고 있다 보니 장애 학생들을 잘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어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지요?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됐어요.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요.고등학교 1학년때 허리에 종양이 발견되며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난 뒤 2년을 쉬고 복학을 하게 됐습니다.장애가 있다 보니 진로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갖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비장애인과는 신체적인 조건이 다르니까요. 그러던 중 부모님께서 특수교육 교사 이야기를 먼저 해주셔서 고2 때는 특수교육 교사가 되기로 굳게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른 일은 생각도 하지 않고 원서도 1개 대구대 특수교육과에만 넣었는데 지금은 꿈을 이뤘죠. 중학교 때까지 제 꿈은 한의사였는데 수술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그 당시에도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대학 내에 특수교사를 꿈꾸는 여러 동기들이 있었어요.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등을 가진 친구들도 있어 동기들이 수화나 점자 같은 것도 조금씩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학교 내에 특수학교가 있었기 때문에 실습도 큰 지장 없이 실시할 수 있었습니다.학교는 경기남부지역에 배정받아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대구에만 있었더니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싶었어요. 2003년 평택의 송탄고에 첫 부임을 하고 수원을 거쳐, 현재는 동탄고에서 총 7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로 지적장애 학생들이 많아요.학생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생활지도와 성교육 등을 진행합니다. 그중 생활지도를 가장 중점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요.비장애인은 일상·사회훈련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능숙하지만 장애학생들은 그렇지를 못해 청결유지·인사·의사전달·버스 타기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수교육은 부모와 교사, 학생이 삼위일체가 돼야 하거든요. 사회에 나가서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사태로 본 특수학교의 중요성과 차별에 문제점을 지적하신다면.

“최근 서울시 강서구에서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를 건립하는 사안을 놓고 첨예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인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이런 주장에는 당연히 이목이 쏠리기 마련입니다. 특수학교가 들어선다고 해서 부동산 가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말이죠. 이 갈등은 2013년부터 시작이 됩니다. 공진초 부지 소유주인 서울시 교육청이 학생 정원 감소 등을 이유로 폐교를 하고 이 자리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는데 예산 삭감으로 한차례 중단됐다가 조희연 교육감 당선과 함께 재추진 되는 상황에서 일부 주민들이 반대를 나섭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국회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국립 한방병원 설립 공약을 내세워 장애학생 학부모와 일부 주민들이 갈등을 빚는 시작이 됩니다. 이 부지는 서울시교육청 소유의 학교용지로 당연히 학교만 들어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지역 이기주의와 이를 악용한 일부 정치인의 무분별한 발언으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후천적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장애는 개인의 선택과 노력에 따른 결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차원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특수학교 사태에서 보인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우리 집 앞은 안된다는 이기주의적인 모습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사회적 차별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특수교육을 하고 있는 현장의 교사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됩니다. 최근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을 일부 개정하고자 하는 법률안이 발의됐습니다.전국 8만9천여 명에 달하는 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길 기대합니다.”

-장애학생들이 학교에 가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나요?

“경기도만 보면 31개 시·군에 특수학교가 없는 지역은 동두천·양주·여주·구리 등 12개 지역에 달해요. 문제는 이 학생들은 인근 특수학교를 찾아 원정을 다녀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학생들은 버스에 30분 이상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합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집 밖을 나서면서부터 들어올 때까지는 계속 걱정만 하고 계세요. 특히 경기북부 쪽은 통학시간만 2시간 이상씩 걸려가면서도 학교를 찾아 갈 수밖에 없어요. 1시간 이상 2시간 이내에 등교하는 학생이 650여 명으로 알고 있는데 통학버스를 탔을 때 시간인 것이지 집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거리도 30분 이상씩 걸립니다. 성인들 출퇴근 시간보다 더 길어요. 특수학교를 설립하는데 예산도 문제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초기 단계인 부지 확보부터 어려움을 느끼다 보니 학생들은 또 학교를 찾아 원정을 떠나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죠. 통학버스로 인해 장애학생들은 지정된 수업 시간 역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학버스 운행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에요.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의 시간 배당 기준’을 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40분, 중학교의 경우 45분, 고등학교의 경우 50분을 수업시간으로 두고 있는데, 도내 23개 특수학교 중 일부 학교는 초·중·고교 과정을 통합해 초등학생 기준인 40분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 건물 안에 초·중·고교 학생이 전부 있다보니 수업시간이 각각 다를 경우 운영에 어려움이 있고, 통학버스 운행시간도 맞추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고교생들이 수업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려는 병설특수학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요.

“병설특수학교에 대해서는 일선 교사들도 찬반이 많이 나뉘더라고요. 하지만 학생들의 통학과 교육권만 놓고 본다면 하루빨리 시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병설특수학교 설립은 여러모로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사태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거든요. 병설특수학교는 기존 특수학교의 설립에 비해 비용 절감 및 소규모 학교급별 특수학교(6학급~12학급 정도) 설립이 가능해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더욱 짧아진 통학거리로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어요. 경기도의 경우 일반학교(초·중·고) 특수학급 설치 학교 중 71.1%가 1교 1특수 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특수교사 1~2명에 의해 좌우돼 학교별 교육 편차가 심합니다. 또 특수학급 설치 학교 관리자와 교사의 특수교육과정에 대한 전문성과 장애 이해 부족으로 통합교육의 실효성과 동료장학 등이 미흡한 실정입니다. 현재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특수교사 중 병설특수학교의 가장 큰 반대의 이유는 바로 ‘통합교육의 저해’입니다. 통합교육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지금도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교사들은 이러한 병설특수학교의 설립으로 인해 다시 분리교육으로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그러나 초등학교에서의 통합이 가능했다 하더라도 중·고등학교로 진학 후 많은 장애학생들은 초등학교와 다른 환경에 의한 부적응, 괴롭힘 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대학 진학을 목표로 두고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장애학생들의 문제행동 등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분리교육을 받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병설특수학교의 설립은 기존의 특수학급을 흔들고자 하는 취지가 아니라, 교육적 선택권의 확대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장애학생들이 사회적, 지리적 여건 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으면서 비장애 학생들과 동등하게 교육적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이라 생각합니다. 병설특수학교가 초·중·고와 같은 장소인 내 집과 가까운 곳에 설립된다면 오히려 통합교육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며 시설 및 특수교육 담당 인력 등을 추가 배치해 특수교육의 효율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더불어 중증의 장애학생의 근거리 통학으로 특수교육의 여건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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