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복도식 병동서 층으로 분리해 인력 분산… 업무량 늘어 간호사들 불만… "퇴사자 늘 것"
병원 "근무환경 개선해 나갈 것"

최근 이전한 인천지역의 한 대학병원 인공지능병동의 간호사 50여명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반발하고 있다.

기존 일자복도식 병동에서 층마다 병동으로 구조가 변경되면서, 인력분산으로 간호사 1인당 담당하는 병상 수와 함께 업무 분담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10일 A 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인공지능병동 근무 간호사들이 간호본부에 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인공지능병동 소속 간호사들이 최근 업무과중으로 인해 퇴사자와 퇴사 고려 인원이 느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이 지속되면서다.

인공지능병동은 지난달 21일 기존 암센터에서 암병원 건물 9~17층에 이전했다. 총 230여 병상이다. 각 층마다 26병상씩이다.

근무 체계는 오전과 오후 각각 2명, 야간 1명씩 3교대다. 간호사 1명당 13병상을 담당하는 셈이다.

이는 병동의 구조가 변경되면서 생긴 문제다. 기존 암센터 건물에 자리했던 병동은 일자복도식으로 간호사들의 휴가나 비번일 경우, 인원이 적더라도 협업 등 업무분담이 가능했다.

병동이 층마다 나뉘면서 인력이 분산됐고, 휴가자가 생길경우 간호사 1명이 26병상을 혼자 담당해야하는 등 업무량도 늘수 밖에 없는 구조다.

간호사 1명당 담당 병상 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환자의 치료에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때 식사도 어렵다는 게 간호사들의 이야기다. 간호사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본관 건물 식당으로 이동해야하는데 시간 상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간호사 A씨는 "병동이 이전하면서 간호사들이 근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빠르게 개선되지 않으면 퇴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노동조합에서도 병원 측이 변경된 병동 상황을 고려치 않아 생긴 문제라는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간호사 인력이 분산되다보니, 간호사들이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병동 구조로 인한 간호사들의 불만을 예상치 못했고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병원은 이날 팀장급 대책회의를 열고 조만간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A병원 관계자는 "간호사들의 기본적인 식사를 위해 김밥 등을 지원하고, 인력문제에 대해서도 향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정용기자/regenbogen0@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