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연쇄 대폭 인사 가능성…이재용 '옥중 경영' 가능성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을 선언했다고 삼성전자가 13일 밝혔다. 사진은 2017년 3월 삼성전자 주총에서 인사말을 하는 권 부회장.연합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13일 용퇴 선언은 '오너 공백'으로 최근 3년간 정체돼 있던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 부회장이 맡고 있는 삼성전자 DS(부품·반도체) 부문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돼야 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연쇄적인 사장단 인사가 이뤄질 수 있기때문이다.

 권 부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사실상 총수 대행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부회장급의 총수대행 후임자 역시 새로 세워야 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12월 하던 임원 인사를 올해는 앞당겨 11월에 실시할 가능성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경우 여타 삼성 계열사 사장들도 큰 폭으로 바뀔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 계열사 사장들 가운데 60세 이상이고 재직 기간이 4∼6년이 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물갈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은 2008년 특검 사태로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고 2009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만 60세 이상'을 물갈이 기준의 하나로 삼은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3년간 사장단 인사가 소폭으로 진행돼 왔다. 그해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갑작스레 심장 질환으로 쓰러지면서 책임지고 경영진 인사를 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사실상 총수 역할을 했지만 부친의 인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2014년이나 2015년에도 큰 폭의 인사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급기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이 부회장이 검찰에 불려가는 등 비상상황이 되면서 사장단 인사 자체를 건너뛰었다.

 이 부회장이 비록 옥중에 있지만, 이번에는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자신의 경영 스타일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젊은 실무형, 글로벌 인재들이 대거 전면에 부상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권 부회장의 이날 전격 사퇴 표명은 이 부회장과의 사전 교감 하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향후 인사 방향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과 주요 경영진에게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포스트 권오현'이 될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 후보로 윤부근 소비자 가전(CE) 부문장과 이상훈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줄곧 거론돼온 전자ㆍ생명ㆍ물산의 3대 부문 경영체제로의 재편이 진행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인사와 인수합병(M&A), 사업 구조조정에서 공백이 생기고 있는 만큼 비슷한 부문의 계열사들을 묶어 주력 계열사가 총괄하는 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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