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경희 시장 재선 목표… 이충우 고문 '경계대상 1호'

수도권의 대표적 보수지역으로 꼽히는 여주지역의 6·13 지방선거는 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이 수면위로 급부상하면서 예비 후보자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보수정당이 쪼개져 있는 현 상황에서 승산을 장담할 수 없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후보자 대부분은 향후 통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어차피 해야 할 통합이라면 명분을 만들어 하루라도 빨리 통합되길 바라는 기류가 강하다. 민선 1·2기 박용국 전 군수 외에는 모두 단선으로 끝난 여주시장 선거이기에 원경희 현 시장의 재선여부는 관전 포인트다. 현직 시장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원 시장은 인지도에서 타 후보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본선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당내 경선 통과가 관건이다. 공직자 신분으로 소속 정당이 없는 이대직 현 여주부시장의 향후 움직임도 변수다. 또한 여주출신 최봉순 전 고양부시장이 최근 자유한국당 입당의사를 굳히고 시장출마를 기정사실화해 선거 판세가 매우 혼미해지는 형국이다. 김춘석 전 여주시장은 “행정은 잘 할 자신이 있지만 정치는 잘 못 한다. 관심 없다”며 최근 제기되는 출마설을 강하게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는 지난 6·4 지방선거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4당 구도체제에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4명의 전·현직 시의원이 도전장을 내며 후보 군이 넘쳐나고 있다. 6·4 지방선거 당시 본선에서 원경희 현 시장에게 패배한 뼈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장학진(64) 전 여주시의회 부의장이 일찍이 재도전 의사를 천명하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선거의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장 전 부의장은 지난 5·9 대선에서 여주지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했다. “개혁의 바람과 함께 시대에 부응하는 여주 건설을 위해 재도전을 결심했다”는 장 전 부의장은 “함께 뛰고 함께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어느 누구라도 특권의식을 갖고 선거에 뛰어드는 행위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여주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박용일(66) 민주평통자문회의 여주시협의회장도 출마가 예상된다. 박 회장은 “시민의 성원과 기회가 주어지면 기꺼이 응할 준비가 돼있다”고 출마의 뜻을 숨기지 않았다.

환경운동전문가로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의회에 입성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항진(53) 시의원도 시장 출마의사를 굳히고 본격행보에 나서고 있다. “시민의 부름이 있으면 겸허한 마음으로 움직이겠다. 정치욕심이 없다는 것은 거짓이다”라는 말로 출마입장을 대신했다.

현역 시의원으로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재영(55) 시의원도 출마의사를 굳혔다. 복지전문가로 잘 알려진 박 의원은 시장출마 이유에 대해 “소외받는 여주지역의 사회적 약자(농민)가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여주는 보수의 전통 텃밭으로 분류돼 당 경선 통과는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통할 만큼 보수가 늘 강세를 보여왔다. 보수의 아성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종식시킬 수 있을지가 큰 관심거리다. 태풍처럼 몰아친 강한 촛불 바람 속에서도 지난 5·9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을 만큼 견고한 보수지역이다. 이 같은 보수의 콘크리트 벽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지역정가의 여론이다. 특히 여야 1:1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자유한국당 후보자들은 승산이 충분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계산은 어디까지나 보수 양당 통합이 이루어 졌을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현재의 4당 체제에서 원경희(63)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은 확고부동이다. 3년 3개월여의 시장 임기를 보내고 있는 원 시장은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시민이 행복한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를 만들기 위해 힘차게 달려왔다. 그가 지향하는 목표는 3선이다. 하지만 원 시장이 당내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원 시장의 경계대상 1호는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경선에서 원 시장과 4%p 차이로 탈락한 이충우(58) 누리플랜 고문이다. 원 시장 임기 내내 이 고문은 발품으로 각종 행사장을 누비며 얼굴 알리기에 분주히 움직여 왔다. 여주시 도시과장·건설과장과 경기도청 도시정책과 사무관을 끝으로 2012년 공직생활을 마감한 이 고문은 6·4 지방선거에서 “오랜 기간의 공직경험과 기업경영 노하우를 여주시정에 접목시켜 고향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로 선거전에 뛰어 들었으나 원 시장에 석패했다. 이 고문은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자로 고양부시장을 끝내고 43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최봉순(62) 전 고양부시장이 여주시장 출마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입당의사를 굳히고 금명간 입당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최 전 부시장은 시민의 날을 비롯해 최근 명성황후 생가 행사에 참석하는 등 방문횟수를 부쩍 늘리고 있다. 여주출신으로 점봉초, 여주여중, 여주여고를 졸업한 최 전 부시장은 “답보상태에 놓인 고향 여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공직경험을 고향에 녹여내 여주인의 자긍심과 자존감을 회복시켜 옛 영광을 되 찾고 싶다”고 시장 출마의사를 피력했다.

자신의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이환설(58) 여주시의회 의장도 여주시장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여주시 2대 의회 전·후반기 의장에 이어 경기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과 지난달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장으로 취임하는 등 가장 바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 의장은 “더 큰 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시장 출마를 부인하지 않았다.



▶바른정당

다소 의기소침해 있는 바른정당에서는 원욱희(68) 경기도의원과 이상춘(63) 여주시의회 부의장이 여주시장 후보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제8·9대 재선 도의원으로 농정해양수산위원장에 이어 경제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원 의원은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출마해 변화와 혁신으로 침체된 여주를 구해내겠다”는 것이 시장 출마의 변이다.

오랜 기간 동안 여주시청 축산직 공무원으로 근무한 이 부의장도 여주시장 출마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허가지원과장을 끝으로 명퇴한 후 시의원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이 부의장은 “의원으로선 한계가 있다. 더 큰 정치를 통해 여주시민의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고 출마의사를 피력했다.



▶무소속

본인의사와는 무관하게 여주시장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대직(57) 부시장은 공직자 신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조심스런 분위기다. 지난 1월 여주부시장으로 발령 받아 10개월 째 부시장 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 부시장은 여주 능서면이 고향이다. 경기도 언론담당관과 총무과장, 과천부시장을 거쳐 여주부시장으로 부임한 이 부시장은 30여년의 공직생활에 이어 10개월 간에 걸쳐 여주시 현실행정을 경험하고 있다. 이 부시장은 자신의 계속되는 출마설에 대해 “하루하루 12만 여주시민을 위해 부시장 직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규철기자/kimkc6803@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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