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100회 전국체육대회 우승이다.'

경기도는 최근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서 16회 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이같은 기록은 서울이 1952년 제33회 대회부터 1967년 48회 대회까지 16연패를 달성한 전국체전 역대 최다 연속 우승과 같다. 국내 최대 스포츠 제전인 전국 시도 대항전에서 16년 동안 정상을 지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중앙집권적 행정이 펼쳐질 때 서울의 연승행진과 지방자치시대인 현재 경기도의 연승행진이 숫자로는 같은 ‘16’이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할 수 있다. 현재의 추세로는 경기도가 전국체전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다만 2019년 개최되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체전 1세기를 맞는 2019년 대회는 상징적인 의미로 서울에서 개최된다. 종합우승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는 시도에서 전국체전이 개최될 경우 해당 시도는 손님맞이에 최우선적으로 행정력을 쏟지만 해볼만 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도의 경우 전력향상을 위해 매진한다. 이런 면에서 경기도는 위기를 맞은 반면 서울은 좋은 기회를 만났다. 


100회 전국체전 종합우승의 향방은 당사자인 경기도 뿐만 아니라 타 시도 관계자들에게도 관심사다.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후반까지 경기도와 서울의 종합우승 향방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2002년부터 경기도가 연승행진을 벌이며 독주하자 서울과 개최지의 종합준우승 자리다툼이 오히려 부각되는 양상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독주했던 일본이 중국의 등장으로 한국과 종합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할 수 있다. 정책과 지원, 관심 등이 수반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정상에서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경기도는 제49회 대회서 서울의 17연패 달성을 무산시키며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고, 58~59회 대회서 2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서울의 대항마로 부상했지만 1981년 인천시가 광역시로 분리되며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경기도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시군청팀을 잇달아 창단, 육성하며 1986년 아시안게임 리허설을 겸해 치러진 67회 대회서 시상대 맨 위에 복귀한 뒤 2연패, 3연패, 5연패 등을 달성하며 서울을 경쟁 상대에서 밀어냈지만 2001년 82회 충남대회 때 허를 찔리며 생각지도 못했던 3위로 추락, 6연승행진이 좌절되는 불운을 맞기도 했다.

이후 새로운 각오로 전국체전을 대비한 경기도는 이듬해 83회 제주 체전서 화려하게 부활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기도가 연승행진을 지속한데는 서울의 관심도가 떨어진 것도 한몫했다. 경기도는 지난 5년간 평균 종합점수 6만5천713점을 획득해 5만902점의 서울에 1만4천821점 앞섰지만 올해는 6만2천578점으로 서울(4만7천730점)에 1만2천848점 앞서는데 그쳤다. 구기 종목이 부진을 보여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서울이 안방서 치러지는 100회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전국체전은 경기도와 서울의 종합우승 다툼에 타 시도가 끼어들 틈이 없자 개최지에 많은 혜택을 부여하며 동기를 유발시키고 있다. 대진종목의 시드배정과 함께 체급 종목 쿼터제, 기록경기 가산점 등을 도입해 개최지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반면 메달점수는 대폭 축소 함으로써 상위권 팀들의 득점이 낮아지도록 조정했다. 결국 이번 전국체전서도 개최지 충북은 금메달 57개에 불과했지만 서울(금메달102개)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이만큼 개최지에 유리한 상황이고 보면 결코 서울을 얕잡아 봐서는 안된다.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체전때 경기도가 서울에 승리하는 점수차는 제로베이스화 된다고 봐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각종 혜택으로 서울이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점수가 그 정도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경기도에 불리하다는 판단이다.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좋은 기회인 만큼 해보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서울을 상대하려면 그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한다. 경기도는 내년도 전북 체전에서 17연패라는 연승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차분하게 서울 체전을 준비한다면 내년도는 당연히 우승할 수 있다. 전력 보강은 당연한 것이고, 교육청 및 가맹 경기 경기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 1세기를 맞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서 정상에 오르며 연승 신기록행진과 상징성에서도 경기도가 우위를 점했으면 한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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