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사랑을 반복하는가/가메야마 사나에 편저/동양북스/224페이지



우리는 왜 사랑을 반복할까? 끝없이 사랑하고, 이별하고, 또 반복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유명한 대사는 모두가 공감한다. 또 누구나 한 번쯤 외쳐봤을 법 하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원래 변하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바로 이 문제에 궁금증을 느꼈다. 모두가 사랑은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왜 변심한 사람들을 격하게 비난하는 것인지, 그 인간 본성의 메커니즘에 대해 학문적인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는 자본주의를 지탱하고 있는 결혼제도, 가족제도 자체를 부정한다. 그녀는 감정이란 원래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그것을 강제하는 결혼제도가 문제라 지적한다.

특히 동물의 역사는 병원체와의 투쟁이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유전자를 남겨둬야만 생존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동물에게는 외도가 생존의 도구로 쓰였다고 동물행동학자 마루야마 무네토시는 말한다.

종교학자 시마다 히로미는 가부장제의 몰락과 함께 종교, 결혼제도도 서서히 사라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불륜이라는 개념이 없는 미래가 펼쳐질 거라 예측한다.

일찍이 ‘모든 결혼은 정략결혼’이라고 엥겔스가 말한 것처럼, ‘먹고살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 20세기까지의 유물이었다면 이제는 혼자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으므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불륜이 이제는 여성들 사이에 크게 확산돼있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성 과학자이자 산부인과 의사 송미현은 아예 대놓고 이미 ‘결혼과 사랑은 별개’이며 불륜하는 사람보다 불륜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더 큰 사회문제라 지적한다.

또 융 심리학 전문가인 후쿠시마 데쓰오는 트라우마와 무의식, 애착 이론으로 불륜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뇌 연구자인 이케가야 유지는 뇌의 화학반응이 인간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문 지식을 풀어놓는다.

학자들이 각자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들려주는 인간 본성과 불륜의 이야기는 최근 연애 트렌드를 보여줌과 동시에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

연애와 결혼이 별개라고 인식된 지 이미 오래됐으며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책은 혼자사는 삶, 비혼주의에 각광하는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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