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커버·스티커 식별 한계… 기존 좌석에 섞여 승객들 몰라

▲ 인천지하철 1호선 전동차 내 중간 칸 바닥과 뒷쪽에 분홍색 안내문으로 표기한 임산부 배려석.

인천지역 지하철 전동차와 시내버스 등에 설치된 임산부 배려석 운영과 관련,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용 승객들이 임산부 배려석 존재자체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인천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임산부들의 대중교통 이용편익을 위해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전동차 1칸당 2좌석과 시내버스 뒷문 앞 1개좌석을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인천지하철에는 임산부 배려석이 1호선, 2호선 포함 모두 692좌석이 있고 버스에는 1천861석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승객들은 임산부 배려석 존재 자체를 몰라 당초 취지와 다른 엇박자를 내고 있다.

기존 좌석에 커버를 씌우고 스티커만 붙이다보니 승객들이 이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지하철은 좌석 뒤 유리와 바닥에 임산부 배려석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분홍색 스티커를, 버스는 좌석에 분홍색 커버를 씌우고 좌석 옆 유리에 같은 내용의 스티커를 붙인 게 고작이다.

규격이나 위치도 문제다.

지하철의 경우 노약자석처럼 별도로 배치한 게 아니라 기존 좌석 속에 섞여 있고, 규격도 그대로고 버스도 기존 좌석 사이에 끼어 있다.

이렇다보니 임산부 배려석을 알아보고 자리를 양보하거나 다른 자리로 옮기는 승객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오전 8시 50분께 국제업무지구에서 계양역으로 운행하는 인천지하철 1호선 전동차 내 임산부 배려석에는 상당수 승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스티커로는 한계가 있고 자주볼 경우 시각적으로 무감각해질 수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회사원 김모(35)씨는 “지하철과 버스를 가끔 이용하고 있지만 임산부 배려석을 인식한 적이 없었다”며 “이왕 임산부를 위해 만든 제도라면 누가봐도 알아볼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들어야 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모르는 승객들도 있지만 알면서도 그냥 앉아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식별이 잘될 수 있도록 임산부가 근처에서 벨을 누르면 불이 들어오는 핑크라이트 도입을 위해 예산 반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환기자/cnc488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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