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주변이나 아파트 등에 방치된 자전거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녹슬고 고장난 자전거가 대다수다.

미관상 보기 안좋을 뿐만 아니라 주민 통행에 불편을 끼치고 폐기처분할 때는 처리 비용까지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방치된 폐 자전거를 활용해 마을을 단장하고, 건전한 여가문화를 선도하는 있는 이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광주시 초월읍 무갑리에 거주하고 있는 남행우(58), 남종우(48) 형제가 그 주인공.

이들은 무갑리 맥가이버로 불리며 폐품을 이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마을 한 가운데 위치한 두 형제의 집을 지나는 주민들의 입에는 미소가 저절로 핀다. 두 형제의 집 앞 하천에 설치된 자전거를 활용해 만든 분수대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에서 나온 에너지를 이용해 자력으로 작동하는 이 분수대는 두 형제의 첫 작품이다.

남씨 형제는 “아파트에 버려진 자전거는 고물상에서 돈이 안되기 때문에 받아 주지 않아 비용을 지불하면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래서 5년전 이런 못쓰는 자전거를 가지고 뭐든 한번 만들어보자라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건축업계에 20여년동안 몸을 담아 온 두 형제는 남들이 갖지 못한 장비와 손재주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그렇게 태양광 분수대를 시작으로 하나, 둘씩 만들게된 폐 자전거를 활용한 작품은 현재 10여개정도 된다고 한다. 작품들은 마을사람들이 함께 볼수 있도록 외부에 설치해 뒀다.

자전거외에도 미군부대에서 고장나 폐기처분한 전동카를 마을로 가져다놓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 동네주민들이 필요할 때마다 태워주거나 짐을 날라주는 등의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두 형제가 일상생활에서 쓰다가 버린 폐품을 이용해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은 수백여가지다.

이들 형제는 “처음 이런 걸 만들어서 내놨을때 동네주민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봤어요. 이걸 이용해 나중에 돈을 벌려고 하는게 아니냐, 진짜 속내가 무엇이냐. 하지만 이제는 오늘은 무엇을 만들었냐며 궁금하고 또 어떤 분들은 아이디어나 정보도 공유하며 취미생활로 작품을 함께 만들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이런 그들을 보고 동네주민들은 어느새 자전거나 전자제품 등이 고장나면 물건을 들고 찾아온다. 못고치는 물건이 없어 무갑리 맥가이버란 별명도 생겼다. 요즘은 집에 사람이 없으면 고장난 물건을 집 앞에 놔두고 가기도 한다. 고쳐서 집 앞에 놔두면 찾아가는데 누구의 것인지 모를때도 있다고 한다.

남씨 형제는 “그저 시간날 때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걸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게 뿌듯하다”며 “앞으로 취미생활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백·김동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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