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거덕가족/올레 하인리히/라임


책 ‘삐거덕 가족’은 독일 아동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핀 올레 하인리히와 라운 플뤼겐링이 다시 만나 만든 책이다.

부모의 이혼과 엄마의 불치병, 낯선 동네로의 이사 등 갑작스럽게 달라진 환경으로 혼란스러워하던 열세 살 소녀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기보다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마울리나는 갑자기 닥친 가족의 불행 앞에서 좌절, 회피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당당히 맞섬으로써 삶의 주체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인다.

몸이 불편한 엄마 앞에 남아 있는 시간들을 소중하게 보내기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또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다움을 전혀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계획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마울리나가 맞닥뜨리게 되는 뜻밖의 사건들과 시행착오는 무거운 주제를 까맣게 잊고 순간순간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마음 아픈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전혀 슬프지 않게 읽히는 까닭이기도 하다. 값 1만 원.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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