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즐기면서 운동을 하고 학부모들은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니 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창단해 1년만에 전국 꿈나무야구리그(4~5학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화성 타이거즈의 김진수(30) 감독은 28일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통산 11승을 달성한 기아 타이거즈와 같은 이름을 쓴 덕분인지 호랑이 기운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화성 타이거즈는 지난해 2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56명이 활동중이다. 그해 겨울방학을 거치며 팀원이 늘었고 학생들의 취미를 위해 시작했던 것이 현재는 취미반(42명), 선수반(14명)으로 나눠 운영중에 있다.

김진수 감독은 “처음에는 취미반만 있었고, 아이들과 별 기대없이 올 2월 순창에서 열린 전국대회에 처음 출전했는데 본선까지 진출해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며 “학부모들 중 일부는 자녀를 선수로 키우고 싶은 분들이 있어 4월부터 선수반을 따로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수반은 5학년이 주축이 돼 7월 ‘스포츠경제배’에서도 당당히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전북 순창에서 열린 ‘순창강천산배’에서는 제대로 사고(?)를 쳤다.

총 5경기 중 4경기를 10점 이상의 점수를 따내는 등 전승을 거뒀고, 큰 점수차로는 17대 1로 무려 16점차로 따돌리기도 했다.

꿈나무야구리그에서도 드라마는 만들어졌다.

예선 2회전에서 만난 광주 기아 YMCA야구단에게 1대 2로 끌려가던 마지막 5회 말 몸에맞는 볼과 도루, 안타를 묶어 동점을 만든 뒤 김경민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광주 기아를 10대 3으로 7점차 제압에도 성공하며 첫 정상에 올랐다.

앞서 본선 4강에서는 지난 5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전국대회 첫 본선 진출에 패배를 안겨줬던 세종엔젤스를 이번 대회 본선 4강에서 제대로 맞붙어 12대 4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기세가 올라있었고 세종엔젤스에 패배가 있어서인지 다시 상대하고 싶어했고 큰 점수차로 이겼다”며 “아무리 초등학생 야구라고 하더라도 1년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는게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내년에는 올해 주축이 됐던 5학년 학생들이 6학년이 되면서 리그가 바뀌어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지금 5학년들은 6학년~중학교 1학년이 함께하는 리그로 올라가 꿈나무야구리그에서는 조금 위축될 지 모르겠으나, 만만한 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6학년으로 올라가도 또 그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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