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이 5일 녹내장의 원인 검사를 기존 정맥 주사가 아닌 영상만으로도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김태우·이은지 교수팀은 최근 개발된 빛간섭단층 조직촬영 기술로 안구 미세혈관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토대로 임상실험을 진행, 실제 검사에서의 유용성을 증명했다.

기존에 이루어지고 있는 녹내장 원인 검사법은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 침습술, 즉 혈관을 드러내는 조영제를 정맥으로 직접 주입해 망막 혈관을 관찰하는 방법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조영제에 대한 과민반응이나 약물 자체에 대한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반적으로 시행하기에는 한계점이 있어왔다. 이에 더해 침습술을 대체할 수 있는 관련 연구도 빈약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시신경 혈류 저하를 보이는 녹내장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기존 침습술 검사와 빛간섭단층 혈관조영검사를 통해 각각 관찰한 시신경유두 이미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시신경 주위에 맥락막 혈류가 국소적으로 감소한 영역이 두 검사에서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연귐은 시신경 혈류 저하를 관찰하는데 있어 새로운 검사법이 기존의 방법과 동일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는 점과 기존 검사법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안과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안과학(Ophthamology)’ 8월호에 게재됐다.

이은지 교수는 “빛간섭단층 혈관조영검사가 기존의 침습적 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정확한 검사법임을 최초로 증명했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검사법을 이용해 부작용 없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 혈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김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녹내장의 병인을 자세히 밝히는 후속 연구들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시신경 혈류 저하가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 손상을 가져오는 구체적 기전이 밝혀진다면, 앞으로 새로운 치료방침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으로 인해 시력장애가 생기거나 심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60세 이상 인구의 약 5%에서 발병한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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