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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에 드리운 법원의 최근 행태를 지켜보면서

안성욱 2017년 12월 08일 금요일

문재인 대통령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윤석열 검사장에 의해 지난 6개월 동안 거침없이 진행되던 적폐 수사가 법원의 잇단 구속영장 기각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구속적부심 석방으로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보니 적폐수사의 핵심 피의자들이 잇따라 검찰 소환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하던 검찰 수사는 사실상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적폐 수사의 최종 목표물을 놓치게 된 상황이어서 검찰로서는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적폐청산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바라는 정치권 일부도 그동안의 금도를 깨고 이와 같은 사태를 야기한 법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당사자인 법원은 사법권 독립을 거론하면서 판사에 대한 인신공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구속영장 제도 운영과 관련한 이와 같은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판사의 자의적 판단에 대한 통제 방법을 전혀 마련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제도적, 구조적 문제라고 보고 있다.

사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국민주권주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 우리나라 사법부는 민주적 정당성이 가장 취약한 곳이다.

입법부는 국민들의 선거로 선출된 국회의원들로 구성되고 그들의 의정활동은 다음 선거 때 국민들의 선거로 통제가 되고, 행정부도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과 대통령이 임명한 공무원들로 구성이 되도록 되어 있어 민주적 정당성이 확보되어 있다.

그러나 사법부의 민주적 정당성은 대법원장과 대법원 판사의 경우 대통령의 임명과 국회의 임명 동의를 거치게 되어 있어 민주적 정당성을 찾을 수 있으나 개개의 판사들의 경우에는 대법원장이 독자적으로 임명하는 것이어서 국민주권적 측면에서의 민주적 정당성은 그만큼 희박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연방법원 판사의 임명권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법부는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여야 한다는 사법부 독립의 원칙에 따라 외부에서 간섭을 하거나 지휘, 감독을 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사법부 독립이 재판권의 적정한 행사를 위해 헌법상 필요한 제도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그 권력이 자의적으로 행사되는 것까지 용인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구속영장 운영에 있어 판사의 자의적 판단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과거 노무현 대통령 정부 시절 논의가 진행된 적이 있었다.

2004년 대법원 산하에 설치된 사법개혁위원회에서 법무부는 학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영장항고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으나 당시 대법원은 이를 반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차후 논의하는 것으로 연기됐고 그 이후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는 별다른 입법적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의 행태를 보면 노무현 정부 시절 제도 도입이 좌절된 영장항고라는 제도 도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참여재판의 기본적 원리가 구속영장 제도에도 과감하게 도입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법률전문가인 검사나 판사가 수사나 재판을 주도(主導)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수사나 재판에 실질적으로 참여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하는 것이 이제는 거스르기 어려운 시대적 대세인 것이므로 정치권에서는 지금이라도 판사의 영장재판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도입에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안성욱 법률사무소 성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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