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일간 진행했던 차가운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차가운 곳인지 실감했다.

무료급식소를 전전하는 노인들과 노숙자, 하루 9만원의 일당을 받기위해 새벽부터 언 손을 간신히 녹여가며 일자리를 기다리는 일용직 노동자들.

이들의 공통점은 직장인들의 유일한 휴식 시간인 토요일과 일요일이 이들에게는 얼음장같은 나날이라는 점이다.

무료급식소를 찾은 노인들의 제일 큰 걱정은 주말동안의 끼니 걱정이다. 하루를 먹고 사는 일용직 노동자들도 일이 없는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것이 가장 경제적이라며 냉소 섞인 자평을 한다.

한달 27만원의 생활비, 노인봉사로 얻는 20만원의 조그마한 임금.

그리고 한달간 써야하는 병원비 40만원.

주름지고 늙은 두손에 남는건 고작 7만원 수준의 돈이다.

일용직 노동자라고 다를까.

망치질로 다친 손에 맡겨진 아이가 둘.

병걸린 아내와 또 다시 필요해진 병원비까지.

뿌리까지 썩어 신경을 곤두세우는 치통은 오히려 사치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삶의 질을 높여주지는 못하더라도 이들의 몸만이라도 고쳐주기위해 ‘문재인케어’가 등장했지만 사회는 아직 차갑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자신의 이익에 반한다면 의료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것인지, 문재인케어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손에는 몇백만원짜리 시계를 두르고, 발에는 명품 구두를 신고 말이다.

다행히 이런 움직임은 일부의 의사들에 한해 이뤄지고 있으면서 의사들의 대표격인 의사협회도 문재인케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차갑다. 썩은 이 하나 고치지 못하는 이들의 7만원 돈을 뺏기 위한 이들 때문이다.

백창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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