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서는 비트코인 광풍을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사행성 투자자들이 대거 투기 행렬에 모여드는 등 과열양상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시장이 커지면서 외국에 비해 거래 시세조차 높게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결제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범죄의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해킹이 발생하면 치명적이고, 가상화폐거래소의 서버 다운으로 인한 피해도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가상화폐 광풍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을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당시 튤립 가격이 급등하자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나섰지만 결국 튤립이 가치면에서 저평가되면서 어느 순간 갑자기 가격이 폭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던 사건이다. 지금의 광풍이 마치 17세기의 튤립 파동과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고 있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가상화폐 열풍이 네덜란드 튤립 광풍보다 심하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을까.
현재로선 가상화폐가 미래 화폐의 대안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자산으로서 투자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신뢰성이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다. 가상화폐 투자 과열 양상은 가상화폐가 미래 화폐의 대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겪는 조정기일 수도 있고, 투자자들을 흔들고 있는 투자 사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누구도 단정할 수 없기에 가상화폐를 둘러싼 비판론과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아직까지 가상화폐를 정당한 투자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지나친 투기 과열과 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적절한 규제와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