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자르고 가족경영… 고용시장 얼어 붙는다
소상공인 1천60원 인상 부담… 정부안정자금 서류복잡 불편
인력 감축에 가족 경영 전환, 메뉴 가격 인상 등 다방면으로 발생해 현재 진행형이다.
11일 오전 찾은 수원 송죽동 자장면집.
10여개 테이블(4인 기준)에 하나 둘 씩 손님으로 차기 시작했고, 종업원의 손놀림도 갈수록 빨라졌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며 테이블까지 정리하는데 한명으론 빠듯해 보였다.
테이블이 절반 가까이 차갈 무렵 사장도 나서 일손을 보기 시작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바꿔놓은 이 자장면집의 점심시간 풍경이다.
이 자장면집은 평소 주방장과 주방보조, 홀서빙 2명 등 4명의 직원에 홀서빙을 도울 아르바이트를 2~4명 고용했으나 올해부터 아르바이트를 없앴다.
메뉴 가격도 소폭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자장면을 비롯한 면류는 평균 500원, 식사류는 1천 원, 요리류는 1천~2천 원을 각각 올렸다.
사장 A씨는 “8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다. 물가가 상승하는 데다 올해는 최저임금까지 올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호소했다.
영통의 보쌈전문점은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 직전인 지난해 말 주방 직원을 해고, 가족경영으로 전환했다.
또 가장 바쁜 시간대인 오후 5~10시 사이 이용하던 파출부 서비스도 끊었다.
지난해 1만 원이던 비용이 올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 재정적 부담이 커서다.
부족한 일손은 사장 본인이 1~2시간 일찍 출근하거나 아들의 손을 빌리는 식으로 대체했다.
B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재정적 부담이 크다. 점심 영업을 단체손님 예약으로 전환하고, 가족과 경영하는 게 몸은 힘들어도 그나마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이천에서 속옷판매점을 운영하는 C씨도 직원 1명을 해고한 뒤 그 자리를 아들로 채웠고, 수원 영동시장에서 분식점을 하는 D씨도 올해부터 파출부를 쓰지 않고 가족들이 일손을 돕기로 했다.
인건비를 줄이고, 가족경영으로 전환하는 게 재정적 도움이 더 크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지원 중인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왔다.
C씨는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 알고 있지만 제출서류 등 준비할 게 많아 소상공인들은 지원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수원 팔달문에서 냉면집을 운영, 올해부터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중단키로한 E씨도 “세무서 등을 통해 알아보고는 있지만 사업장 인원과 4대보험가입 등 기준을 맞추기 어렵고 관련서류가 너무 복잡해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음식점 종업원의 고용 상황이 주로 통계로 잡히는 숙박 및 음식점업의 취업자가 전년대비 4만9천명(2.1%) 줄었다.
이는 2011년 5월 7만1천명 줄어든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황호영·채태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