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문분야는 삶이며, 가난이고, 결핍이며, 사는 이야기입니다.”

인문학에는 동양철학, 그리스철학, 근대철학, 아니면 문학 혹은 역사 등 여러 분야가 있다.

그러나 이처럼 거창하고 무언가 ‘있을 법한’ 분야가 아닌, 거창하지 않고 누구나 ‘겪어 봤을’ 이야기들을 인문학으로 풀어내는 이가 있다.

거리의 인문학자 작가 최준영이 이제껏 걸어온 길을 담아낸 ‘동사의 길’을 펴냈다.

그는 “인문학은 곧 소통”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자기 자신과의 소통을 위해 독서와 글쓰기에 집중했다.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소통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는 정식으로 인문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문분야가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에 “사는 이야기입니다”라고 답한다.

거리의 인문학은 ‘사람을 알기 위한 공부’로 정의된다.

최 작가는 사람을 알아가기 위해 그들이 지닌 ‘결핍’에 초점을 맞췄다. 사람에겐 누구나 ‘결핍’이 있다.

가난한 이들은 경제적 결핍에, 부유한 이들은 정서적 결핍에, 젊은이들은 연륜과 경험의 결핍에, 어르신들은 나이 그 자체에 대한 결핍에 허덕인다.

인간의 역사는 개인 혹은 집단이 결핍을 극복해온 과정이다. 결국 삶이란 내 안의 결핍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다.

최 작가는 ‘사는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위해 ‘결핍’에 집중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동사의 길’에 담았다.

책은 7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최준영의 길’은 거리의 인문학자로 살아온 최 작가의 삶을 보여준다.

2부 ‘어머니의 호박부침개’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3부 ‘예술은 소묘가 아니라 영감이다’는 인문학적으로 바라본 예술을 담고 있다.

4부 ‘삶이란 어쩌면 시와 같은’에서는 인생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 5부 ‘떠났으나 떠나보낼 수 없는’에서는 작가로서의 고찰과 독서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6부 ‘기꺼이 너의 밑에 서겠다’에서는 고전,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문교양의 다양한 지식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7부 ‘너의 발길이 갔던 길을 돌아오게 하라’에서는 인문학적 관점에 입각한 과학지식을 풀어낸다.

오정인기자/ji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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