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2018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이순(耳順)은 아직 어린나이 일지도 모른다.

예순나이에 동네 노인정에 가면 막내역할을 톡톡히 치러야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처럼 고희(古稀)의 진짜 YOLO(You Only Live Once,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라이프 스타일) 라이프, “인생은 70부터!”를 외치는 할아버지 4인방의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비밥바룰라’가 극장가를 찾는다.

비밥바룰라는 네 남자가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휴먼코미디 영화다.

평균 나이 일흔에 지병 하나 정도는 기본 스펙으로 갖고 있는 ‘꽃할배’들이 있다.

가족에 헌신적이었던 영환(박인환)부터 아내 바라기 순호(신구), 순정파 카사노바 현식(임현식), 새 출발을 꿈꾸는 덕기(윤덕용)는 더 멋진 황혼을 맞이하기로 결심한다.

네 명의 할배들은 가족들을 위해 지금껏 미뤄왔던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꺼내기 시작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그들의 프로젝트에 온 동네가 발칵 뒤집히게 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가장 큰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게 고령화다. 저출산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노인빈곤, 노동력 부족, 노인 복지비용 증가, 의료비 증가와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어느새 노인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들이 점점 늘어나고, 지난해에는 원로배우 나문희 주연의 ‘아이캔스피크’가 흥행에 성공, 나문희는 일흔넘은 나이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제 노년인구는 쓸쓸하게 잊혀지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주연배우들의 연기경력만 도합 207년이다.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니어 배우들의 연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또한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욜로 라이프에 대한 욕망은 노년세대에게도 있음을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이 영화의 포인트.

다양한 아버지들의 모습은 어느덧 관객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며 공감하게 만든다.

영화 비밥바룰라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꽃보다 진정 아름다운 자신의 인생을 마주하는 네 명의 노인들을 통해 고령화 사회문제를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통찰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는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로 다가온다. 24일 개봉.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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