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교 테니스 감독 역임… 형도 상무 입대 앞둔 실업선수 온 식구 모인것 이번대회 처음
“(정)현이가 경기끝나고 나올때 수고했다며 안아준 것 뿐이 없네요.”
한국 테니스 선수로 메이저 대회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한 정현(58위·삼성증권후원)의 뒤에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다.
하지만 정현(22)의 아버지 정석진(52) 전 수원 삼일공고 감독은 호주오픈테니스 16강전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0으로 제압하고 코트를 나올때 정현을 안아준 것이 다였다고 말할 정도로 무뚝뚝하기로 소문났다.
정현은 테니스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아버지 정씨는 수원 삼일공고, 건국대, 대한항공에서 선수생활을 한뒤 모교에서 체육교사로 테니스 감독을 역임했다. 정현의 형 정홍(25)도 현대해상 실업팀 선수로 다음달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어머니 김영미씨만 테니스 유전자가 없다.
정현이 테니스를 안성 죽산초에서 시작한 탓에 아버지 정씨는 학교가 있는 수원에서, 어머니 김씨는 아들 2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안성에서 생활하게 됐다.
별거 생활을 청산한 것은 정현이 영화초 6학년으로 전학오면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듬해 아들 2명은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인 IMG에 발탁돼 미국으로 테니스 유학길에 올랐다.
이렇게 흩어진 가족을 위해 어머니 김씨는 이사를 다니며 아들들을 뒷바라지 했지만 정씨는 작은 아들을 위해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교사 마저 그만뒀다.
그동안 힘든 과정을 참고 견뎠지만 2년전 프랑스 오픈대회 이후 부상으로 윔블던대회를 불참 하면서 시작된 정현의 슬럼프를 보고 뒷바라지를 위해 8월 교직생활을 접은 것이다.
국내서 재활을 한 정현은 정씨의 보살핌속에 차츰 안정세를 찾았고, 급기야 한국 테니스 선수로서 아무도 하지 못했던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동안 투어대회에 부모가 동행한적은 많지만 형까지 모든 식구들이 모인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입대를 앞두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정홍은 정현의 훈련때 볼을 줍는 등 동생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번대회 8강에는 행운도 따랐다. 처음으로 외국인 코치를 선임했지만 정현과 호흡이 잘 맞았고, 1,2회전에서 기권승과 3―0승을 거둬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회를 앞두고는 정현을 전적으로 코칭스태프에 맡기는 든든한 버팀목 정씨와 어머니 김씨의 세심함 등이 정현을 세계테니스계 중심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정씨는 “노바크 조코비치 등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2~3년후 어깨를 견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나 예상보다 일찍 왔다”고 밝혔다.
정씨는 “온 가족이 외국 대회서는 처음 모였다. 형에게 좋은 입대 선물을 해줬다”며 “경기 관련은 코칭스태프에 일임하고, 현이에게는 배우는 과정이니 매 경기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한다고 밝혔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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