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제주권 가볼만한 곳] 제주 원도심서 봄맞이 축제…음악 공연·제주 굿 창작 마당

제주시 원도심에서는 '2018 탐라국입춘굿'이 지난달 25일부터 열리고 있다.

입춘굿은 2일 전야제부터 축제 마지막 날이며 입춘 당일인 4일까지가 절정이다.

2일 저녁 관덕정 마당에서 열리는 전야제에서는 나무로 만든 소인 '낭쉐'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낭쉐코사'가 열린다.

3일 제주의 옛 관아인 제주목관아에서는 '봄이 오는 길'을 주제로 입춘 휘호 쓰기 등과 '봄을 여는 소리'를 주제로 한 자작나무숲과 뚜럼브라더스의 음악 공연, 제주 굿 창작마당 등이 펼쳐진다.

4일 입춘에는 같은 장소에서 제주큰굿보전회의 입춘굿이 진행된다.

입춘굿은 초감제와 세경놀이, 낭쇄 몰이, 도액막음, 도진, 막푸다시 등으로 진행돼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초감제는 한라산 영실기암을 중심으로 제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1만8천 신들을 청해 들이는 제의다. 새봄의 문을 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경은 농신을 뜻하는 말이다. 세경놀이는 농신에 대한 의례로 진행되는 굿이다.

낭쉐몰이는 낭쉐를 몰아 농사를 짓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다.

도액막음과 도진, 막푸다시는 액운을 몰아내는 동시에 관덕정 마당에서 굿을 보는 신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는 굿이다.

'입춘 국수'와 제주향토음식연구원, 삼도2동 자생단체협의회가 준비하는 향토음식은 입춘굿 행사에서 꼭 맛봐야 하는 별미다.

화산섬 제주에는 360여 개의 기생화산과 해안 곳곳마다 신들이 좌정했다고 전해진다.

모두 1만8천 신이 터를 잡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서양의 그리스·로마신화에 견줄만한 독특한 신화들이 숨겨져 있다.

이들이 하늘의 신에게 부름을 받아 하늘에 다녀오는 기간인 '신구간'(新舊間·대한 이후 5일∼입춘 전 3일)이 끝나고 다시 제주 섬으로 내려오면 심방(무속인)이 굿으로 이들을 불러들이는 입춘굿을 한다.

과거 탐라국 시절에서는 입춘굿이 열리면 각 마을 본향신을 모시는 많은 심방이 한 데 모여들었고, 왕에서 백성까지 한 데 어울려 노는 '대동제'가 펼쳐졌다.

탐라국입춘굿은 먼 옛날 탐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계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제 치하에 제주인들의 정신적 결속력을 해체하려고 중단됐다가 1999년 '탐라국 입춘 굿놀이'로 복원됐다.

입춘굿이 열리는 제주목관아와 관덕정 등 제주시 원도심 구경도 빼놓을 수 없다.

행사가 열리는 제주목관아 뒤편에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제주북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일본강점기인 1907년 설립돼 올해로 111년을 맞은 제주 초등교육의 산실이다.

관덕정에서 길을 건너 남쪽으로 가면 옛 제주대학교병원 앞 거리인 제주시 삼도2동 문화의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예술인들이 터를 잡고서 각종 공연과 전시회를 매일같이 연다. 거리의 담벼락이나 주택 벽에 그린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천주교 중앙성당과 제주올레 18코스 시작점(간세 라운지) 등도 부근에 있어 찾아갈 수 있다.

바로 옆 제주동문시장을 들러 맛난 간식을 맛보고 제주 바다에서 건져 올린 다양한 수산물을 구경할 수도 있다.

동문시장을 지나는 산지천을 따라 남쪽으로 가다 보면 과거 제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물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까지 제주읍을 방어해준 제주읍성 성벽을 일부 복원한 제주성지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디지털뉴스부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