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대표팀 김은정이 투구하고 있다. 연합
“아직은 최고의 자리가 아닙니다. 마지막에 최고의 자리에 앉고 싶습니다.”

1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예선 5차전에서 중국을 12-5로 완파한 한국 대표팀의 김선영은 경기 후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이날 승리로 4승1패의 전적을 만든 한국 대표팀은 사상 첫 올림픽 4강을 향해 한 발짝 더 나갔다.

이미 소치올림픽 때 거뒀던 3승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손에 넣은 한국 대표팀은 “아직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영은 “아직 4게임이 남았고, 끝나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좀 더 노력해서 마지막 결과를 받아봤을 때 최고의 자리였으면 한다”고 의지를 굳혔다.

김민정 감독도 “4승이니 한국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며 만족할 게 아니다”며 “우리가 걸어왔던 길도 힘들었고, 한국 컬링도 아직 힘든 길을 가고 있으니 제일 높은 자리를 목표로 삼고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사명감이 있다”며 올림픽 포부를 밝히면서 갑자기 울먹였다.

그는 “컬링은 지금 고속도로가 아니라 아직 가시밭길이다”라고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이…”라고 당황해하며너 뒤돌아 눈물을 훔쳤다.

아직 척박한 한국 컬링 환경 속에서 올림픽을 목표로 땀 흘린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울컥한 것이다. 김 감독은 “힘들었나보다. 주책이야”라며 애써 웃었다.

그러자 김선영이 대신 거들었다. 김선영은 “그동안 힘든 일이 많았다. 뒤에서 저희를 밀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마음을 진정시킨 김 감독은 “우리는 승률에 집착하기보다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제 대표팀은 다음 경기에서 이번 대회 줄곧 1위를 달려온 스웨덴을 만난다.

김선영은 “스웨덴이 강팀이라고 하지만 우리도 지금까지 잘 이겨냈다”며 “상대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 샷에 집중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은 후보로 팀에 합류한 막내 김초희가 올림픽 첫 무대를 밟은 날이기도 하다.

김초희는 “전날 밤에는 조금 긴장됐다”고 웃으면서 “언니들이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경기를 잘 이끌어가 줘서 편하고 재밌게 경기했다”고 돌아봤다.

김선영은 “초희가 긴장을 많이 하면 평소처럼 웃긴 말로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긴장을 덜 하더라”며 “첫 경기다 보니 실수할 때마다 미안해하길래 다독여줬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결승전 때 중국에 5-12로 패했던 한국 대표팀은 이날 12-5로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김선영은 “중국팀과 몇 번 붙어봤는데 항상 쉬운 팀이 아니어서 초반부터 집중하려고 했다”며 “아시안게임 때 상황은 잊고 오늘 경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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