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급속한 기술혁신은 정치,경제,사회를 바꾸어 버리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혁명적인 기술혁신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 경제 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언급된 새로운 시대의 변화로서,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융합’, 그리고 ‘혁신적 변화’를 그 요소로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발족하여 지속적으로 그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보통신기술과 융합, 혁신이라는 키워드로 인하여 산업혁명 초반에 발생하는 문제점들, 이 중에서도 기술혁신의 혜택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거나, 정보의 격차로 인한 사회적 차별의 확대와 혁신에 적응하지 못한 인간소외 등의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문화적, 사회적 키워드가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은 Schumpeter(1934)가 최초로 정의한 개념이다. 이후 Peter Drucker가 기업가적 경제이동론으로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연구되어 왔다. 기업가정신의 핵심 요소는 기회 포착, 위험감수, 가치의 창출이라 볼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기업가정신이 바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경제적 문제의 개선, 지속가능한 성장, 경제체제의 신규 전환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제시하였다.

지난 1월28일 세계 최대의 기업가정신 행사인 ‘글로벌 기업가 정신연구(GEM: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 학술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 GEM은 1999년 영국 런던대 경영대학원과 미국 뱁슨대학이 공동 기획해 세계 70여개국이 참여하는 기업가정신 연구 프로젝트다. 한국에서는 ‘한국 청년기업가 정신재단’과 ‘창업진흥원’이 2008년부터 대표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기업가정신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본 총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54개국 가운데 한국은 초기창업활동(TEA, 창업 42개월 미만 창업자) 21위, 기회형 창업 8위, 생계형 창업은 23위로 나타났다. 여전히 생계형창업비중이 높긴 하지만 기회형 창업비중이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아울러 실패에 대한 두려움 35위, 창업기회인식 38위, 창업역량보유 34위, 창업의도 20위 등 창업태도에 관한 주요 지표도 미흡하지만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정책과 지원 제도는 매우 우수하지만 상업.법률 인프라와 사회.문화 규범 분야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창업지원에 대한 정부정책은 9점 만점에 5.76점으로 54개 국가 가운데 4위, 정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4.86점(이하 9점 만점)으로 1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업가정신교육은 3.94점 47위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한 분야로 지적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4차산업 혁명시대에는 불평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가정신교육의 중요성은 더 말할나위 없다. 기업가정신교육은 실제 올해부터 기업가정신 교육이 중·고교 정규 교과에 포함되고, 기업가정신 관련 통계가 국가 통계로 지정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기관에서는 기업가정신 교육이 피상적인 양적인 확대 그리고 창업교육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여있다.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회피가 아닌 위험감수, 그리고 이를 통한 경제사회적 가치창출이라는 기업가정신 본연의 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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