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야 말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가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치의 중심이 문학이다. 이런 문학을 위하여 문학 활동의 장소를 제공하고 지원하며 보존하는 곳이 문학관인 것이다. 그런데도 수원에는 문학관이 없다. 수원시는 전국 기초지방단체 중에서 현재 인구가 약 127만여 명으로 가장 큰 도시이다. 이런 큰 도시에 문학관 하나가 없다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다. 현재 전국의 문학관은 약 60여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광명시, 안성시, 화성시, 광주시, 양평군 등에 7~8개 정도의 문학관이 건립되어 있다. 문학관을 가지고 있는 이들 지역은 인구나 도시 형태로 보아 수원시 와는 그 규모면에서 작은 형태의 도시들이다. 하지만 훌륭한 문학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도시가 부럽기만 하다. 인간의 역사, 예술, 생활의 모든 것을 지원하고 가꾸어 나가야할 문학관이 왜 이렇게 커다란 도시인 수원에는 없다는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당국의 문학에 대한 지원 의지가 약하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 더구나 수원시는 인문학도시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곳이다. 표면적으로는 얼마나 자랑스러운 도시인가! 역사적으로 보면 손으로 꼽을 정도의 몇 군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왕들은 문학적인 분야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수원 지역만은 달랐다. 조선시대의 정조 대왕이 수원성을 축조하면서 이미 수원은 예술의 중심도시가 되었다. 특히 정조대왕은 시문에 능했다. 통치자의 입장에서는 특이한 분이다. 얼마나 시문에 취미가 있었고 소질이 있었으면 시문집인 그 유명한 홍재전서라는 저서까지 남겼던 것인가! 홍재전서는 역사적으로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도 예술분야에서 그 빛을 발할 것이고 그 빛은 이 땅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금자탑으로 남을 것이다. 이렇게 수원은 문학적 뿌리가 역사적으로 깊은 곳이다. 그러므로 수원에서 특히 수원문학관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로 수원에는 기라성(綺羅星)같은 문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나혜석, 홍사용, 박팔양, 김광주, 최순애, 염재만, 홍성원, 최동호, 박병두, 이지엽, 이창식, 밝덩굴, 유선, 신금자, 정수자, 진순분, 김왕노 시인 등 많은 시인, 소설가, 수필가, 동화 작가 등등 각 장르에서 활동을 해왔던 문학이 생동하는 도시인 것이다. 이런 문인들을 역사적으로 기리고 문학의 터전을 더욱 튼튼히 하기 위해서 수원문학관의 건립은 필수요소라는 생각이다. 둘째는 수원문학이나 수원지역 문인들의 문학적 활동상황이나 그들의 작품은 물론 생전의 생활상을 역사적으로 보존하고 후세인들에게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이다. 오늘의 예술적 모든 활동을 가꾸고 보존하여 만 만 년 후손들이 선조들의 문화를 배우고 사랑하면서 예술의 가치를 알 수 있도록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 자료를 문학관이라는 장소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현재 활동을 하고 있는 수원문인들이 수원문학 발전을 위한 연구와 집필의 장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원시민들이 문학적 활동과 문학적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문학인의 저변확대를 위한 활동장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각종 문학 세미나를 개최하고 전국문인들은 물론 글로벌 시대에 걸 맞는 세계적 문인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수원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원문학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원문학관이 없는 인문학 도시는 형식적인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인문학 도시를 위하여 하루속히 수원문학관이 건립되어 진정한 인문학도시! 경기도의 대표도시에 걸맞는 인문학 도시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한 것이다.

양승본 소설가, 수원문학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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