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건물 등 활용 휴식공간 제공… 교내 무료운행 조항만 두고 계약

▲ 경희대 국제캠퍼스가 운송업체에 학교 주차시설을 내어주는 등 수익창출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주차돼 있는 시내버스들. 정성욱기자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가 학생복리를 위해 사용해야 할 교내 시설을 운송업체에 내어주는 등 수익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경희대 등에 따르면 경희대는 2000년대부터 경기대원고속, 용남고속, 대원고속 등과 계약을 맺고 학교 주차장 및 일부 부지를 제공하고 있다.

경희대를 종점으로 하는 해당 버스들은 강남, 사당 등 서울지역까지 운행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교내 무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희대 주차장 부지에는 매일 100여대에 달하는 버스가 주차 및 대기하며, 100여명이 넘는 기사들도 별도 마련된 휴식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경희대 측이 학생복리를 위해 사용해야 할 시설을 해당업체 편의용으로 제공하는 등 학교시설이라는 특혜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경희대는 경기대원고속, 용남고속과 매년 계약을 맺고 예술·디자인대학관 및 사색의광장 인근에 위치한 주차장 부지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측과 운송업체가 매년 맺는 계약서에는 교내에서는 학생들에게 무료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항 외에는 별도 임대료 지불 조항 등이 표기돼 있지 않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매년 수천만 원의 기부금을 내고 있으며, 해당 기부금은 사실상 임대료 개념으로 지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운송업체 관계자는 “매년 기부금으로 3~4천만 원가량을 내고 있는데 임대료 명목으로 내는 게 사실”이라며 “계약서 상에는 학생복지 증진을 위해 무료 운행 조항만 있지만 나름의 사용료 개념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운송업체를 위한 일부 시설은 관할 지자체에 신고도 되지 않은 불법건축물이었다.

사색의광장 인근에는 용남고속과 대원고속 소속 기사를 위한 연면적 180㎡ 크기의 휴게실이 있지만, 해당 건물은 관할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통합배치도상 가설건축물로 등록돼 있는 등 불법으로 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부 버스기사들은 교내에서 학생과 마찰을 일으키는 등 갈등을 유발하고 있기도 하다.

2016년 당시 일부 버스기사들이 교내에서 승차하는 학생에게 욕설을 했고 이로 인해 간담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일부 학생들은 교내 커뮤니티에 버스 서비스에 불만을 제기하는 등 갈등은 봉합되지 않는 실정이다.

경희대 측이 학생과 교원 등의 복리후생을 명목으로 운송업체에 시설을 제공하고 있지만, 오히려 불법 자행과 돈벌이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희대 관계자는 “기부금은 기부금일뿐 교내 버스운송업체는 학생복지 차원에서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며 “휴게실 또한 학교 내부 자료와 관할 지자체 자료가 다른 것 같아 확인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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