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신의현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무조건 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뛰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신의현(38·창성건설)이 한국 동계패럴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신의현은 17일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km좌식에서 22분 28초 40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동계 패럴림픽 사상 한국 선수가 따낸 첫 번째 금메달이다.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패럴림픽부터 선수단을 파견했는데, 이전 대회까지 최고 성적은 2위였다. 알파인스키 대표 한상민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대회전 종목에서 은메달,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신의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모의고사’ 격인 월드컵에서 잇따라 입상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만큼 부담도 컸다. 주 종목인 바이애슬론에서 사격 실수가 나와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대회 첫날 바이애슬론 7.5km경기에서는 5위에 올랐고, 11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15k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의 첫 번째 메달 주인공이 됐다.

이어진 바이애슬론 12.5km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1.1km 스프린트에서 각각 5위, 6위를 차지했다.

이날 크로스컨트리 7.5km는 신의현이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종목이었다. 신의현은 성적과 체력 부담을 이겨내고 당당히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신의현은 경기 후 “다른 전략 없이 무조건 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뛰었는데, 좋은 성적이 나와 기쁘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대회 6종목에서 61.7km(페널티코스 포함)를 달렸다. 주력 종목에만 집중하지 않고 전 종목에 출전해 전력을 다해 레이스를 펼쳤다.

신의현은 “주행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루에 5∼6시간 동안 50∼60km를 타기 때문에 충분히 체력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둔 2006년 2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지만 가족들의 도움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휠체어 농구와 사이클, 아이스하키 등 각종 장애인스포츠를 섭렵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2015년 창성건설 노르딕스키팀에 합류했고,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끝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신의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머니가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다. 돌아가실 때 눈 못 감으실까봐 결혼도 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 이제 금메달까지 땄으니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고, 효자가 되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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