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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책] 병서, 조선을 말하다

김동성 estar1489@joongboo.com 2018년 04월 23일 월요일
병서 조선을 말하다

최형국│인물과사상사│360페이지



병서(兵書)는 말 그대로 병(兵) 즉, 군대에 관한 책이다. 역사는 평화롭게 흐르지 않는다. 때로는 외적이 침입하기도 하고 내부의 적이 힘을 키워 내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회 혼란으로 먹고살기 힘들어진 백성들이 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환란을 지혜롭게 수습하고 사회 변화에 잘 대응하면 나라가 번성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력이 약해지고 결국 망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격변의 첨단에 서는 단체가 바로 군대이며 그런 군대를 다스리는 책인 병서에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가 담겨 있을 수밖에 없다.

‘병서, 조선을 말하다’는 조선 건국부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정조의 개혁 정치, 쇄국과 문호 개방 등 조선 500년을 훑으며 굵직한 사건들과 조선 내외의 정치·사회 변화의 맥을 짚어보고, 시대에 발맞춰 등장한 병서들을 소개한다.

조선의 ‘설계자’라 할 수 있는 정도전은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귀족들이 거느린 사병(私兵)을 혁파하고 공병(公兵)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국가에 걸맞은 강력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정도전이 쓴 병서가 바로 ‘진법’이다.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를 비롯한 숱한 업적을 남겼는데, 그중에는 4군 개척과 같은 국방 업적과 함께 병서 제작도 있다. 그 일환으로 군대의 역사를 통합 정리한 ‘역대병요’를 펴냈다.

하지만 ‘역대병요’는 중국의 전쟁사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우리 역사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문종 때에 삼국시대부터 고려까지 전쟁사를 모은 ‘동국병감’이 편찬됐다.

정조는 정통성의 한계도 병서 간행으로 극복했다. 사도세자가 만든 ‘무예신보’는 보병 무예 18기로 구성돼 있었는데, 정조는 여기에 마상무예 6기를 더해 ‘무예도보통지’를 간행했다. 그렇게 생부인 사도세자의 위업을 세상에 알렸다.

조선을 뒤흔든 큰 사건 중 하나의 임진왜란 당시에도 병서의 간행은 멈추지 않았다. 조명연합군은 근접전에 능한 절강보병(浙江步兵)을 동원해 평양성을 탈환했다. 절강병법이 일본군에 대항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되자 조선에서는 중국의 명장 척계광이 쓴 ‘기효신서’를 적극 받아들여 ‘무예제보’ ‘무예제보번역속집’ ‘병학지남’ 등의 병서를 편찬했다. 화약 무기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신기비결’ 같은 병서도 편찬됐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항복한 일본 병사인 항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항왜에게 화약을 만들게 하는가 하면 검술 교관 자리를 맡기기도 했다.

조선은 전통을 중시한 보수적인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간행된 병서들을 살펴보면 중국의 신식 무기와 전술, 왜검 등 일본 무기까지 필요하다면 왕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나라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배척하지 않았다.

이 책을 보다보면, 군대의 조직과 전술, 군사들이 사용한 무기, 조선에 영향을 미친 주변국들의 변화까지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어,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환란을 이겨내고 혁신을 이뤄냈는지 알 수 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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