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클랜드 어장 가는 길│최희철│앨피



트롤어선은 어떤 배일까? 공해와 배타적경제수역은 어떤 관계일까? 예망과 앙망은 또 뭘까?

뉴스와 다큐멘터리에 자주 나오지만 우리가 별다른 관심 없이 흘려듣는 단어들이 이 책에는 예사로 등장한다. 수산대학교를 졸업하고 7년간 항해사로 일한 뒤 육지를 거쳐 다시 바다로 돌아간 초로의 사내가 수줍게 내미는 원양어선 조업 기록이다.

그의 직업은 ‘어업 옵서버’로, 원양어선에 승선해 불법 어업 감시 및 과학적 데이터 수집을 목적으로 국제기구나 국가의 권한을 대행받아 어선에 승선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먼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원양어선 선원이라면 그 엄청난 노동 강도와 각종 이해관계에 치여 엄두를 못 냈을 ‘기록’을 할 수 있었다.

책은 포클랜드 어장의 위치를 보여 주는 지도로 시작된다. 포클랜드는 남대서양 아르헨티나의 오른쪽 아래에 붙어 있는 영국령 제도다. 포클랜드 ‘어장’의 정식 명칭은 FAO(세계식량농업기구)-41해구 섹터 3.1해역의 공해 어장이다. 저자는 이 어장에서 조업할 899t급 ‘77 오양호’를 타고 옵서버로서 각종 바다생물 자료를 수집한다.

단순한 기록이 아닌 바다에서 바다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나 하는 처량한 걱정과 사소한 즐거움, 오래도록 바다로 먹고살 궁리 등이 바다와 바닷사람, 그들이 하는 조업과 어선 위 일상, 바다 생물들의 이야기로 버무려져 2만km 떨어진 바다로 곧장 팔을 끌어당긴다. 값 1만4천800원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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