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도 그러하지만 공무원들의 해외출장은 빈번해 항공사마다 쌓이는 마일리지는 상상을 불허한다. 이러한 사정에 이번에는 대한항공이 인천시 공무원들의 공무상 출장으로 발생한 항공 마일리지에 갑질을 한 정황이 본보에 밝혀진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공무 마일리지 관리 시스템이 처음부터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약하자면 공무 마일리지를 적립자 개인의 출장에만 사용하도록 하면서 적립자의 마일리지가 공무 마일리지인지 개인이 적립한 마일리지인지 구분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시 공무원들이 사적 용도로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알아서 공무 마일리지를 기억해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 2009년 5월 공무 마일리지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한 바 있다. 그래서 인천시가 내년 1월 1일부터 사라지는 수억 원 상당의 대한항공 공무 마일리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마일리지의 통합·관리가 필요하고 따로 요청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공무 마일리지는 해외 출장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쌓은 공무원이 극히 드물다는 사실이다. 결국 없는 것과 다름없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대한항공이 지금 이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관리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다는 것은 상식선 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공무 마일리지와 개인 마일리지를 구분하는 시스템 정도가 없다는 게 말이 안된다. 그러다보니 시가 관리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시 개인 마일리지와 새로 적립하는 공무 마일리지를 시에 보고하고 있지만 만일 퇴직자가 실수나 고의든 공무 마일리지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 특별한 감사를 벌이지 않는 한 적벌하기가 어렵다는 계산이다. 더한 문제는 적립한 시의 공무 마일리지의 일정부분이 유효 기간 만료로 곧 사라지는 일이다 마일리지가 없어진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이럴 바에야 차라리 공무원 개인이 사용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마디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갑질에 기초하는 얘기들이다.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있다.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항공 마일리지는 정부 차원에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인천시 공무원들의 마일리지는 적립자 개인의 출장에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지부터 대한항공이 해명해야 할 부분이다. 공무원 개인별 출장에만 활용할 수 있도록 꼼수를 쓰고 있는 사실부터 어찌보면 중앙과 지방을 차별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시가 이렇게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무상 항공 마일리지 관리 개선 등을 서울시와 협의했지만 대한항공의 반대로 별다른 개선점을 찾지 못했다는게 말이 되는가. 인천시 뿐 아니다. 안산시도 이와 사정은 유사하다. 자치단체에서 공무상 항공 마일리지를 관리하면 시민들의 세금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지금의 사정은 분명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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