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기자단 직항편 극적 합류… 폐기 본행사 이르면 24일 실행

▲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오후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 정부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23∼25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첫날 일정이 시작됐다.

전날 미국·중국·러시아·영국 취재진이 베이징(北京)에서 원산으로 이동해 풍계리로 향할 준비를 하는 가운데 남측 취재단도 이날 중에 직항편으로 원산으로 가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북한 비핵화의 첫걸음이라고 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본행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6차례 핵실험이 이뤄진 곳으로, 이곳이 폐기되면 북한은 ‘미래 핵’을 사실상 포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이달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기상 조건을 고려하면서 풍계리 폐기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늦어도 24일까지는 외국 취재진의 풍계리 현장 이동을 마치고, 폐기 본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시켜 무너뜨리고 입구를 완전히 폐쇄하며 지상에 있는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시설도 철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와 관련해 “평화를 위해 상대방에게 상응한 행동 조치를 촉구하는선제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방법과 관련,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풍계리에는 4개의 갱도가 있고 3번, 4번 갱도는 사용이 가능해 이 갱도를 완전히 폭파해 폐쇄할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각 갱도의 벽에 구멍을 뚫어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는 방식으로폭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럴 경우 약 100t 이상의 폭약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외국 취재진에 전면 공개하고 현장 취재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애초 북한은 남측을 포함해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등 5개국 언론을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등 남북관계 악화 속에서 남측취재단을 뺀 채 나머지 4개국 취재단만을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용기 편으로 원산으로 이동시켰다가 이날 판문점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바꿨다. 이로써 약속대로 5개국취재진의 방북 취재가 성사됐다.

김재득기자/jd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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