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후보 선거전략도 상반
이재명, 일주일간 3번만 선거복 착용 '얼굴이 곧 간판' 인지도 자신감
남경필, 이재명 '前시장'으로 지칭… 체급차이 내세우며 민심 공략

경기도지사 본선 무대에 설 후보자 등록일이 시작되며 양대 정당 후보자들의 각기 다른 선거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막강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맨파워를, 남경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행정가로서의 체급 차이를 앞세우며 민심공략에 나서고 있어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23일 오후 수원연화장에서 열린 노무현대통령 9주기 행사에 참석해 이주현 공동추모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금보기자

이재명, 일주일간 3번만 선거복 착용 '얼굴이 곧 간판' 인지도 자신감


먼저 이재명 후보의 선거 스타일을 살펴보면 경선 돌입 이후 그가 선거운동복을 입은 모습은 손에 꼽을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일주일간 행적을 되짚어 보면 지난 16일 민주당 중앙선대위 출정식에서 보인 이 후보의 선거복장은 4일 후인 경기도당 선대위 출범식에서야 다시 볼 수 있었다.

이후 21일 엄태준 이천시장 예비후보 개소식에 선거복을 입고 나타난 이 후보는 같은날 광주에서 열린 ‘경기도 시민사회단체 지속가능통합먹거리전략제안대회’에서는 정장차림으로 나타났다.

바쁜 선거일정을 소화하면서 그가 선거복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된 것은 지난 일주일간 불과 3번에 그쳤다.

이같은 이 후보의 선거패션(?) 전략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남시장 재임시절 무상복지로 유명세를 탄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향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반열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과 공중파 예능방송 출연을 거치며 전국급 인지도를 얻으며 ‘얼굴이 곧 간판’이 됐다.

사실상 선거복을 통한 ‘얼굴+이름 알리기’가 필요없어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미묘한 당내 정치 지형도를 의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과정은 ‘인지도의 이재명’과 ‘조직력의 전해철’ 양강구도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선 결과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 후보가 전 의원에게 일반 여론조사와 권리당원 여론조사에서 모두 승리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시 경선 결과를 통해 이 후보는 굳이 당의 색을 몸에 입히지 않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23일 수원시 남경필선거캠프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김금보기자

남경필, 이재명 '前시장'으로 지칭… 체급차이 내세우며 민심 공략


반면 남경필 후보는 경기도지사 대(對) 성남시장 구도를 이끌어가려는 모양새다. 


두 사람의 본선 대진표가 확정된 후 남 후보 본인과 캠프에서 낸 성명과 논평들이 이를 입증한다.

현재까지 나온 성명과 논평, 보도자료에서 남 후보측은 이 후보에 대해 모두 ‘이재명 전 시장’이라고 지칭했다.

실제 남 후보가 이 후보의 ‘형수 욕설’을 빌미로 “선거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을 감안했을 때, 이같은 지칭은 상대의 격을 낮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최근에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반발감을 가진 민주당원들이 ‘최악 대신 차악’이라며 남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선거가 시작되며 개설된 남 후보의 트위터에 속칭 ‘문팬’(문재인 대통령 팬클럽)들이 결집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문팬들 사이에서 남 후보는 ‘피리삼촌’이라 불린다.

남경필의 마지막 글자 ‘필’에서 차용한 애칭이다.

남 후보측도 출마 기자회견 당시 “문재인 정부와도 연정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속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문팬들을 향한 좌클릭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옛 격언처럼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로부터 상처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팬심이 남 후보로 쏠리는 듯 하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남 후보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