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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압승과 참패, 그리고 전패 사이에서

중부일보 2018년 06월 13일 수요일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지방선거 도입 이후 6·13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을 싹쓸이 한 것이다. 민주당 계열 정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석권은 지난 1995년 처음의 지방선거 실시 이후 최초다. 전국 12곳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상황은 거의 마찬가지였다. 굳이 그 어느 통계를 들이대 봐야 맥 빠질 정도다. 향후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거 참패가 예상되는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모든 책임은 내가진다” 며 사퇴의사를 밝히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의회 권력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지금의 여소야대 국회 구도는 변화가 없겠지만 민주당이 국회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둔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부터 민주당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 분명해 지면서다.

우리는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5곳에서 승리하면서 지난 4회 지방선거 참패를 설욕함은 물론 지방선거 역사상 최대 승리로 기록되게 된 점을 지나치지 않고 있다. 물론 당장에 한국당은 선거 패배 책임론으로 인한 내홍에 휩싸일 여지가 많다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요소다. 홍준표 대표의 거취다. 짐작하다시피 홍 대표가 물러날 경우 한국당은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거대 야권에 문제는 지금의 헤쳐진 위기 상황을 제대로 수습할만한 지명도 있는 거물급 인사가 보이지 않고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다는데 있다. 물론 어느정도 자신감을 비쳐왔지만 한국당과 마찬가지의 형편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도 결과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니까 야당 현 지도부가 공히 사퇴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할 상황에 놓인 냉엄한 현실이다. 그래도 선전할 것으로 기대됐던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당의 대선 주자급 인사인 안 후보가 참패해 당의 존립 위기까지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통합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순간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데 선거 국면에선 양당 모두 합당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거대 여당 견제라는 명분마저 생겨 현실성이 생겼다. 다시말해 두 정당이 보수 통합론을 매개로 야권 재편을 말하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새로운 중도보수정당의 창당도 넘길 수 없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할 이번 선거는 도통 선거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이렇게 결과가 나왔다. 주민의 삶과 밀착된 의제에 대한 논의가 실종된 일이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지방선거 기간에 개최되면서 국민의 눈과 귀가 온통 여기에 쏠려 있는 탓도 크다. 주요 정당과 후보들이 중앙정치 이슈에 골몰하며 지역주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생활 밀착형 이슈들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공론화하지 못한 책임도 크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의미와 지방자치의 취지를 되새겨보면 이번 지방선거 결과의 중요성은 무겁기만 하다. 이재명 당선인은 “도민 여러분의 승리” 라며 “구태 기득권 도정을 끝내고 민주당과 이재명을 선택해주신 도민의 뜻을 무겁게 받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말미에 “새로운 경기, 이제 시작입니다.” 라는 말을 빼 놓지 않았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지방자치가 본연의 모습을 다시 되찾아야 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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