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필 경기지사. 사진=연합
생애 첫 선거 패배를 겪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차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보수정당의 소방수 역할론(論)과 20년간 쉼없이 달려온 정치인생을 재정리하는 재충전론이 엇갈리면서다.

남 지사 개인이 보여준 정치적 역량과 이미지 그리고 현 보수정당의 상황에 미뤄볼 때 2년 뒤 총선 출마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지만, 출마지역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남경필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첫 패배를 경험했다.

아버지 故 남평우 의원의 사망으로 1998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33살의 젊은 나이로 정계 입문에 성공한 남 지사는 그간 5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1번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내리 당선되며 선거불패의 신화를 써내려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당선인에게 첫 패배를 기록하며 남 지사의 정치인생에도 전환기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방향은 보수 소방수 역할론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퇴 이후 공석이 돼 버린 한국당은 지난 15일 비상의총에서 ‘혁신비대위’를 구성키로 의결했다.

아직 비대위 인적구성은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그간 ‘보수혁신’을 주창한 남 지사가 일정부분 이상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민주당이 강세를 보인 경기지역에서 35.5%의 득표율을 기록한 남 지사의 가능성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20년간 쉼없이 이어온 선출직 자리를 잠시 내려놓은만큼 향후 행보 구상을 위한 국외 연수 또는 유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방수와 재충전 등 공백 시기에 대한 여러 의견은 엇갈리지만, 남 지사의 행보는 결국 2년 뒤 20대 총선 출마라는 방향으로 좁혀지고 있다.

단 출마지역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수원시 팔달구(수원병) 출마설이다.

수원병 지역구는 남 지사의 경기도지사 출마 후 같은당 김용남 전 의원이 잠시 맡았다가 현재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자리잡은 곳이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팔달구의 경우 남 지사와 이재명 당선인의 표차이가 불과 10%p 차밖에 나지 않아 아직도 그의 영향력이 남아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서울 종로 출마설이다.

수원이 경기도의 정치 1번지라면 종로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꼽힌다.

남 지사의 출생지 또한 종로다.

앞으로 보수정당 50대 기수 선도역을 맡기 위해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종로구에 출마할 공산도 높다는 관측이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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